與지도부·국책자문위와 비공개 오찬
윤대통령, 한일정상회담 뒷이야기 전해
“관방장관 이야기가 기시다 말처럼 보도”
野, 전날 외통위 공세…국정조사 거론도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일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권 원로들과의 비공개 모임에서 방일 후일담을 전하며 “기시다 총리가 내게 위안부·독도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 당 국책자문위원회 소속 위원 60여명과의 비공개 오찬모임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책자문위는 전직 장·차관, 전직 시도지사, 전직 국회의원 등이 모인 당 상설위다. 이날 오찬은 원로들을 예우하고 국책자문위 활동을 격려하자는 차원에서 김 대표가 마련한 자리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환담하던 중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합의와 독도 문제 등이 거론됐다는 일본 언론보도가 나오는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국책자문위 핵심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일본 관방장관이 (언론 브리핑에서) 한 이야기가 기시다 총리가 직접 한 이야기처럼 나오고 있다며,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위안부나 독도 문제를 언급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일 정상회담의 위안부·독도 언급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나 외교부가 아닌 윤 대통령의 입장이 알려진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굴욕 외교’ 주장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전날 25분가량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국무회의에서도 “작년 5월 대통령 취임 이후 존재마저 불투명해져 버린 한일 관계의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그렇지만 손을 놓고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며 이번 방일이 ‘대승적 결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 긴자의 오므라이스 노포에서 친교의 시간을 함께하며 생맥주로 건배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면 한일 정상회담을 연일 비판해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 든 상태다. 박홍근 민주당 대표는 앞서 “신(新)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외교를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며 “국정조사 추진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공세가 이어졌다. 박 장관은 민주당 의원들의 관련 질문에 “독도나 위안부 문제를 의제로 다룬 적 없다”고 답했다.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의 만찬자리에서 관련 주제가 언급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는 건 못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이행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규제 조치 철폐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등을 요구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우리 정부는 이를 ‘왜곡 보도’라고 보고 일본 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최근 일본 언론 등의 왜곡 보도에 대해 외교 채널을 통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newkr@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