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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배달비도 비싼데 밥값까지 껑충…배달앱 외면하는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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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6일 서울 명동 시내의 한 음식점 메뉴 가격표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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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가 지금 1판에 4만원이잖아요. 치킨도 2마리는 시켜야 하는데.”

중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50대 직장인 A씨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울까 고민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존에도 배달비 등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A씨는 “애들한테 먹는 양을 줄이라고 할 수는 없고, 직접 포장해오는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되도록 직접 장을 봐서 요리해 먹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A씨가 내민 그간의 주문 내역에는 건마다 결제액이 4만~5만원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코로나19로 급성장한 배달 시장이 최근 심상치 않다. 외식물가 상승이 지속하면서 가계마다 지출이 늘어나자 ‘탈배달앱’ 움직임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배달 수수료 부담에 포장 주문을 하던 소비자들마저 앱을 속속 외면하고 있다.

빅데이터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월간 앱 사용자 수(MAU)는 2922만명으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인데 전년 동기(3586만명)보다 664만명(18.5%) 줄었다.

주요 배달앱 이용자 수가 3000만명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9월 2979만명 이후 처음이다.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엔데믹으로 소비자들의 외출이 늘어난 데다 물가 인상 등의 영향으로 배달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은 기존에도 수수료 때문에 논란이 많아서 수요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건 포장 수요도 위축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탈배달앱 움직임은 점차 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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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식당가에서 라이더들이 음식 배달을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말을 전후로 주요 프랜차이즈가 실적을 발표할 텐데 역대 최고 매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격이 오르니 숫자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 결제 건수가 어떤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정부 지표를 살펴보면 외식물가는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2월께보다 크게 늘었다. 국제 물류대란으로 각종 원부자재 수급이 어려워진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동남아 국가들의 팜유 수출 중단 등 대외적 요인의 영향이 컸다.

행정안전부 지방물가정보 중 외식비 항목을 살펴보면 지난달 서울의 냉면값은 1만692원, 비빔밥은 1만115원, 삼겹살(환산 후)은 1만9236원, 삼계탕은 1만6115원을 기록했다. 2020년 2월보다 18.8%, 15.3%, 15.8%, 11.4% 각각 늘었다.

외식·식품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물가 동향이 이어질수록 배달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특히 소비자들은 먹거리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큰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배달 주문에 소극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배달주문을 의미하는 음식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지난 1월 2조2295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8.3% 줄어든 수준이고, 감소세를 이어간 건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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