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경제는 심리' 이재명, "필요 시 추경해 모태펀드 예산 확대해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벤처·스타트업 관계자를 만나 모태펀드 예산을 삭감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필요하면 추경이라도 해서, 정부가 벤처와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고 언제든지 든든히 응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모태펀드란 투자자가 개별 기업이 아닌 펀드에 출자해 투자위험을 줄이면서도 수익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모태펀드를 만들어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창업투자조합에 투자를 하고 있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에 배정된 2023년도 모태펀드 예산은 3135억원으로 지난해 5200억원과 비교해 약 40% 줄었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모태펀드 운영을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경기침체에 벤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최근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면서, 국내 벤처·스타트업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스타트업들이 입주해있는 서울 강남 '팁스타운'을 찾아 "실리콘밸리은행이 갑작스럽게 파산하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매우 어려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주로 담당하던 은행이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종사하는 관련 기업들이 상당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그래도 벤처·스타트업들이 통계로 보니까 올해 1월 신규 벤처 투자액이 2579억 원인데, 작년 같은 기간 1조6400억에 비하면 80% 이상 급감한 수치라고 한다. 거의 가뭄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메트로신문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모태펀드 예산 삭감과 관련해서도 "올해 모태펀드 예산은 40% 삭감된 것이다. 4배로 늘려도 부족할 판인데 모태펀드 예산을 40% 삭감한 정부의 방향, 방침을 저는 도저히 납득하기가 조금 어렵다"면서 "경제를 보는 시각이 어떤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상황이 점점 어려워져가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도 모태펀드 예산을 복귀하거나 늘려나가고,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을 진지하게 검토해서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모태펀드 예산 삭감이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로 읽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수미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시장에서 2022년 고금리로 인한 모험자본 시장 조정에 모태펀드가 시장의 연착륙에 기여한 측면이 상당히 크다. 공교롭게도 시장 조정기에 민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예산을 줄였다"면서 "한국 모험자본 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하고 공정한 시장이 돼야 한다. 다만, 지금이 저금리로 인한 시장 조정기임을 고려할 때 이것이 시장에 부정적 전망이라는 잘못된 신호로 전달되지 않도록 매우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대표는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는 고금리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외부적 환경 변화에 대한 정부 정책 대응이 적절히 있지 않고선 내부에서 스타트업이 열심히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모태펀드 예산이 줄어듬으로 해서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지만, 추경으로 정부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신뢰를 보내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신호를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 발언을 들은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투자펀드 자금 편성 사례를 설명하며 정부는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벤처·스타트업 투자에 손을 떼니 광야에 혼자 외롭게 서야 하나 생각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가지는 위압감과 심리를 이해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경기도에서 투자펀드 자금을 편성한 일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신뢰도가 높았다. 정부가 함께 투자하는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는 심리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좋아도 미래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면 투자를 할 수 없게 된다. 시장의 특성 중 하나가 불확실성이 커지면 모든 것을 회피하게 돼 있다. 안정이 될 때까지 불확실성을 제거해 신뢰를 제고하는 역할을 사실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