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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차기 대표로 충분” 힘 받는 KT 윤경림호… 검찰 수사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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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윤경림 KT 대표이사 내정자./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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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표이사로 내정된 윤경림 사장에 대한 소액주주와 의결권 자문회사의 찬성 권고가 이어지면서 ‘KT 윤경림호’ 출범이 힘을 받고 있다. 오는 31일 열리는 KT 주주총회에서 윤 내정자 선임에 대한 표 대결이 예상되자 소액주주와 자문회사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윤 내정자가 주총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대표 부재에 따른 리스크가 확대되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1일 KT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글래스루이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각) 투자자들에게 보낸 자문 의견서에서 윤 내정자 선임에 대한 찬성 권고안을 전달했다. 글래스루이스는 “내정자 명단을 검토한 결과 주주들이 우려할 만한 실질적인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주주들을 향해 윤 내정자와 사내·사외이사 후보자들의 선임에 찬성할 것을 추천했다.

ISS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윤 내정자의 전문성을 높게 평가하는 자문 의견서를 내놨다. 의견서에서 ISS는 “윤 내정자는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 모빌리티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이 있고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으로 회사의 중장기 디지털화인 디지코 전략에 크게 관여했다”라며 “디지털 전환은 KT 장기 사업 전략의 핵심 요소이며 최근 몇 년간 주주들에게서도 환영을 받고 있는 만큼 이런 전략을 선도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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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KT 사옥./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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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SS는 윤 내정자가 일부 사외이사 연임을 결정한 것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법적인 문제가 있는 구현모 현 대표의 연임을 무리하게 추진, 회사와 주주가치를 훼손한 KT 이사회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ISS는 “(부적절한 사외이사 연임에 대한 책임은) 윤 내정자에게도 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내정자 선임을 찬성한다”라고 했다.

ISS가 윤 내정자 선임을 찬성한 배경은 ‘윤경림=최적의 내정자’라는 인식보다 대표 부재가 장기화될 경우 회사 가치와 주주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대표 부재가 지배구조 개편에 실패한 이사회 재선임보다 회사와 주주 이익에 더 ‘리스크’가 된다고 판단한 셈이다.

통신업계는 ISS의 입장을 신뢰하는 분위기다.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나서지 않은 사외이사의 연임을 반대하면서 윤 내정자를 선임해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연임을 추진한 KT 이사회에 대한 책임론이 커질 수 있다”라며 “윤 내정자가 기존 체제와 결별한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사회 교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라고 했다.

소액주주 역시 윤 내정자 선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윤 내정자 선임 찬성에 나선 소액주주 모임은 전체 지분의 1.4%에 해당하는 365만주(지난 18일 기준)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 내정자 선임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정치권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KT를 보호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정치권과 검찰의 ‘KT 흔들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검찰은 KT텔레캅 일감 몰아주기, 구 대표 관련 불법 지원, 사외이사 접대 등 구 대표와 윤 내정자에게 제기된 비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검찰을 앞세워 주총 전에 윤 내정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윤 내정자가 검찰 수사를 받을 경우 2002년 KT 민영화 후 다섯 번째 검찰 수사를 받는 KT 대표가 된다. KT는 민영화 초대 대표인 이용경 사장을 제외한 남중수·이석채·황창규·구현모 대표 전원이 검찰 수사를 받은 오명을 갖고 있다.

윤진우 기자(jii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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