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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한반도 덮친 미세먼지

"미세먼지도 많은데 그냥 마스크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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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신도림역에서 대부분의 시민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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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하다 보니 습관이 됐어요.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도 안 좋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이랑 다닥다닥 붙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안 쓰는 게 오히려 찝찝하고요.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는 앞으로도 마스크를 쓸 생각이에요."

서울시 마포구에서 강남으로 출근하던 직장인 주 모씨(31)는 "마스크 착용을 강제해선 안 되겠지만, 이제는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일종의 '매너'로 굳어진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첫날인 20일에도 서울 도심의 출퇴근길 풍경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1월 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이날부터는 대중교통에서도 '노 마스크' 상태로 다닐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채로 출근길에 나섰다. 지난 3년여 동안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 문화가 보편화됐고, 봄철을 맞아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난 점, 마스크를 쓴 주변 사람들에 맞춰 행동하려는 심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중교통과 마트·역사 내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2020년 10월 중앙정부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뒤 약 2년5개월 만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1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 등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는데, 그 후에도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지속되자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쓰도록 방역규제를 완화했다.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차례로 해제해도 상당수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고, 여러 여론조사에서 "실내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이라는 응답이 7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 점이 이 같은 규제 해제의 배경이 됐다.

실제로 이날 서울 시내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전 9시 30분께 종로3가에서 오금 방면으로 향하는 지하철 3호선 열차의 객차 승객 70여 명 중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은 2명뿐이었다. 직장인 김 모씨(35)는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고 다니지만 대중교통에서는 왠지 (벗기) 찝찝하다"며 "코로나19로 인해서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의 침방울이 얼마나 많이 퍼지는지 알게 돼 신경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지하철에서 내린 뒤 실외로 나와서야 마스크를 벗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 모씨(30)는 "출근 시간대에는 워낙 밀집도가 높아서 마스크를 안 쓰면 불안하다"며 "재택근무하는 아내에게 혹시나 병균을 옮길까 봐 걱정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니 눈치 보여서 썼다"는 반응도 많았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서 왕십리로 향하는 지하철 분당선에서 만난 직장인 박 모씨(28)는 "오늘부터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라 마스크를 안 쓰고 지하철에 탔는데, 나 빼고 모두 쓰고 있어 민망했다"며 "혹시 몰라 마스크를 챙겨왔는데 안 가져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출근하는 직장인 안 모씨(24)는 "마스크를 벗고 버스에 탔는데 나와 버스기사님 빼고 모두 마스크를 썼더라"며 당황했다고 밝혔다.

[박홍주 기자 / 박나은 기자 /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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