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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다크앤다커’ 논란… 아이언메이스 해명에도 유저들 왜 돌아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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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PC 게임 다크앤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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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 ‘다크앤다커’ 개발사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신규 프로젝트를 무단 유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게임 유저들을 비롯해 업계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언메이스의 해명 이후에도 무단 유출 정황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다, 이번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앞으로는 대기업들이 인디 게임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언메이스에 대해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다크앤다커는 작년 8월 글로벌 PC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에서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는데 3시간 만에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스팀에서 집계한 결과, 200만명 이상의 게임 이용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다크앤다커 개발사인 아이언메이스가 넥슨 미공개 프로젝트 핵심 기술들을 무단 반출했다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이에 넥슨이 지난 2021년 8월 아이언메이스 관계자 A씨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던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A씨는 넥슨이 2020년 7월 개발을 시작한 미공개 프로젝트 ‘P3′의 리더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2021년쯤 A씨가 소스코드와 빌드 등을 포함한 수천개의 파일과 대부분의 프로젝트 개발 정보를 개인 소유의 외부 서버에 무단 반출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넥슨은 그해 7월 A씨를 징계 해고했다. 당시 넥슨은 추가 도용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서버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A씨는 데이터를 삭제했다고 주장하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아이언메이스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다크앤다커가 스타트업의 첫 작품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완성도가 높다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이언메이스는 회사 소개에서 “게임 회사가 손쉬운 월급날을 위해 영혼을 파는 방법을 직접 봤다”며 “우리는 그들이 점점 더 착취적인 관행을 두 배로 늘리고, 게이머에게 기쁨을 주는 대신 카지노처럼 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고 했다.

하지만 P3 프로젝트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아이언메이스는 2021년 10월 20일 설립됐는데 불과 10개월만인 지난해 8월 다크앤다커 알파테스트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소수의 개발진이 짧은 기간 동안 해외에서 호평을 받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이에 박승하 대표는 “팀원 개개인의 법적 문제는 회사와 별개 문제다”라며 “대부분의 소스는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서 구입해서 썼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기획부터 개발은 물론이고 10만명의 동시 접속이 가능할 정도의 게임을 1년도 안돼 만들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아이언메이스는 해외 유저들을 대상으로 영문으로 된 입장만 밝히다가 지난 9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한글로 된 공식 입장문을 처음 배포했다. 아이언메이스는 “모든 개발 로그가 빠짐없이 기록돼 있고 날짜별 빌드 영상도 촘촘하게 보유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직접 개발했고 부적절한 영업비밀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기술 유출로 해고된 A씨가 여전히 아이언메이스에서 일한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아이언메이스의 해명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갑작스럽게 하이브IM도 연관되면서 사태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아이언메이스가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입장문 배포처에 정우용 하이브IM 대표의 메일 주소가 첨부되면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에 하이브IM은 “정 대표는 50만원으로 구주를 거래해 당시 지분 0.25%, 현재는 0.18%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부족한 게임 스타트업이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대비 몇 배수의 지분을 넘기는 식으로 초기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통상적인 형태”라며 “구주를 구입한 것은 사실상 특별 혜택이다”라고 했다. 업계에서 하이브IM 연관 여부에 주목하는 것은,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계획적으로 경쟁사의 프로젝트와 개발진을 빼돌린 사건으로 사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표절을 한 것이어도 큰 문제인데 개발하던 프로젝트를 뺏어온 것이라면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며 “이번 사건과는 반대로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기술을 흡수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산업 생태계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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