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아끼려 필요한 책인지 고민 또 고민"
인터넷 강의 빨리 듣고 잔여기간 중고로 판매…계정공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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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이민영 수습기자 = 취업준비생 정모(23)씨는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직접 만든 컴퓨터·한국사 자격증 시험 자료집 파일을 팔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생활비를 벌고 있지만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기존 수입만으로 충분치 않아 부수입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다.
정씨는 20일 "지금까지 중고 장터에서 열 명에게 자료집을 팔아서 15만원을 벌었다"며 "필수 비용이라 줄이기 어려운 식비가 크게 올라서 한 푼이라도 더 모으고 다른 비용은 아끼려 한다. 이번 학기 대학 전공책 6권을 중고장터에서 샀다"고 말했다.
고물가 행진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가뜩이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 취업준비생 역시 생활비와 학습비를 감당하기가 점점 벅차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5.45(2020년=100)로 지난해보다 7.5% 올랐다.
학업·취업준비에 필요한 물품 비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출판물, 대학교재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각각 2.9%, 3.1% 상승했다.
물가 부담 탓에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취준생들의 중고책·인터넷 강의 수강권 거래가 부쩍 활발해졌다.
취업준비생 이모(24)씨는 "교재 7권을 사는데 30만원 가까이 든다. 결국 돈을 아끼려고 토익책 한 권은 중고장터에서 샀다"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은 책을 사기 전에 '이게 과연 꼭 필요한 책일까' 따지게 돼 예전보다 책을 사기로 결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책의 장단점 목록을 메모장에 써서 사기 전에 비교하는 습관도 생겼다고 한다.
퇴사 후 재취업을 위해 회계를 공부한다는 30대 취준생은 "1년치 인터넷 강의를 한 달 만에 다 듣고 11개월이나 남았다"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강 기간이 남은 수강권을 중고장터에 내놨다"고 말했다.
토익 인터넷 강의 수강권을 중고 장터에서 판매한 20대 취준생 조모씨는 "인터넷 강의나 교재비뿐 아니라 밥값, 스터디카페, 독서실 등 모든 비용이 크게 올랐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돈을 아끼려고 인터넷 강의 사이트 계정을 공유하면서 시간을 쪼개 듣는 취준생도 많다"고 전했다.
인터넷 강의 수강권·교재 중고거래 |
중고거래 플랫폼과 대학 커뮤니티에는 '수강일 80일 남은 공인중개사 인강(인터넷 강의) 양도합니다', '사용감 거의 없는 토익책 반값에 드립니다' 등 판매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생 신모(24)씨는 "체감 물가가 작년보다 20%는 오른 것 같다"며 "한 학기 보고 버리는 교양 과목 교재를 비싸게 주고 사기 아까워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중고책을 3분의 1 가격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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