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하려 숨어든 빈방서 건물주 살해한 40대, 징역 30년 확정

대법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스토킹 목적으로 빈 원룸에 숨어 지내다 마주친 건물주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징역 30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6일 살인, 특수건조물 침입, 스토킹처벌법 위반, 특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0년 부착 등 명령도 유지했다.

A씨는 2021년 12월 강원도 원주시 한 원룸에서 건물주인 B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그의 가족이 산다는 원룸 건물 빈방에 숨어지냈다. B씨는 수도 동파 여부를 확인하려 A씨가 숨어있던 방에 들어갔다가 숨졌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는 건물주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주장했으나 1심 법원은 “확고한 의사로 살해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범행을 부인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등 반성하지도 않고 있다고 봤다.

2심은 엄중한 처벌을 해야 마땅하다면서도 살인 범행은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형량을 징역 30년으로 낮췄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항소심 법원에 이르러 자기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B씨 유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명했고 속죄하며 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A씨 상고를 기각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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