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SVB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까지…글로벌 금융위기 우려 확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여파

최대주주 사우디국립은행 추가 재정지원 선그어

장중 30% 급락…여타 유럽 은행주도 7∼12% 하락

헤럴드경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럽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재무건전성 위기가 확산되면서 15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이민경·김우영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에 유럽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충격을 더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는 CS 재무건전성 불안 우려에 급락했다. 영국 FTSE 지수가 3.83% 하락한 것을 비롯해 프랑스(CAC 40)과 독일(DAX) 지수도 3% 이상 떨어졌다. 미국 뉴욕증시는 장중 한 때 2% 이상 하락했지만 장 막판 스위스 금융당국이 나서 지원 방침을 밝힌 덕에 낙폭을 줄였다.

안전 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미 국채 금리는 다시 크게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0bp 이상 크게 떨어지며 3.8%대까지 하락했다. 10년물도 20bp 넘게 하락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은 4월 인도분 기준으로 온스당 1.1%(20.40달러) 오른 1931.30달러에 마감해 6주 만에 최고가를 찍었다.

전날 CS는 지난해 회계상 내부통제에 ‘중대 약점’을 발견해 고객 자금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CS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SNB)이 이날 추가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못 박자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가뜩이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위기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시장은 대형은행인 CS가 위기에 맞닥뜨리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CS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5300억스위스프랑(약 750조원)으로 SVB의 2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시가총액으로는 전세계 150위권에 달한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11월 뽑은 40대 글로벌 시스템의 중요 은행(GSIB·Grobal systemically important bank)이기도 하다. CS에 위기가 발생하면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CS의 신용부도스와프(CDS)는 이날 835.9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치솟아 경쟁 은행인 UBS그룹의 18배, 도이치뱅크의 9배 수준에 달했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2007년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언급하며 CS가 파산하면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중앙은행(SNB)과 금융감독당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필요하다면 CS에 유동성을 제공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어 “현재 SVB로 인한 시장의 혼란이 스위스 은행들에 직접 전염될 위험 징후는 없다”며 C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에 요구되는 자본 비율과 유동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스위스 정부도 나서서 필요하다면 증자의 일환으로 CS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재무부도 나서 “CS의 주가 폭락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글로벌 당사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CS는 이미 지난해부터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 규모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위기설에 휩싸였다. CS 대규모 감원 등으로 재무 개선 노력을 이어갔지만 최근 석 달 새 1000억달러(약 132조원) 규모의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고객들의 우려를 달래지 못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킹크 최고경영자(CEO)는 “당국의 대응은 지금까지는 신속했고 위험이 확산되는 걸 막는데 도움이 됐다”면서도 “하지만 피해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알기엔 아직 이르며 시장은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thin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