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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2월 취업자 31만2천명↑…‘반도체 부진’ 제조업 2개월째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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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고용률 24개월 만에 하락 전환

한겨레

지난달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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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1만명 늘어나는데 그치며 2년 만에 최소 증가폭을 나타냈다. 취업자 수 증가세는 24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기저효과와 경기 둔화 영향으로 증가폭이 9개월 연속 축소됐다. 청년층 취업자가 12만명 넘게 줄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 여파가 점차 반영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2월 취업자 수는 2771만4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견주어 31만2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 5월 93만5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9개월 연속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취업자 수가 급감하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2021년 3월(31만4천명)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지난달 15살 이상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5%포인트 상승한 61.1%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2년 이후 2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89만명으로 1년 전보다 6만4천명 줄어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떨어진 3.1%였다.

고용 부진은 청년층(15∼29살)에 먼저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는 12만5천명 줄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감소폭은 2021년 2월(14만2천명) 이후 가장 컸다. 물론 2월 기준으로 청년층 인구가 19만1천명 줄어든 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다른 연령대와 견줘봐도 고용 악화 흐름이 감지된다. 15살 이상 고용률이 2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하는 동안, 청년층 고용률(45.5%)은 24개월 만에 처음 하락세로 전환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2월 취업자 수가 많았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영향과 함께 20대 초반 학생들이 학업으로 복귀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도소매업과 운수창고업에서 특히 많이 감소했다.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취업자 증가세가 뚜렷한 점도 눈에 띈다. 전체 취업자 수가 31만2천명 늘었는데, 60대 이상 노년층에서만 41만3천명이 늘었다. 60대 이상은 고용률도 41.3%로 1.5%포인트 올랐다. 경제활동인구의 ‘허리 층’인 40대는 7만7천명 줄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30대는 2만4천명 늘어나는데 그쳤고, 50대는 7만7천명 늘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의 여파도 고용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만7천명 감소했다. 지난해 8월 24만명 늘어나 정점을 찍은 뒤 증가세가 둔화하더니 지난 1월(-3만5천명)부터 2개월 연속 감소세다. 도소매업은 7만6천명 줄었고, 운수창고업도 4만4천명 줄었다. 보건복지업이 19만2천명 늘어나 전체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숙박음식업이 17만6천명, 정보통신업이 4만3천명 각각 늘었다.

정부는 당분간 취업자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고용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둔화, 생산연령인구 감소 등의 요인으로 취업자 증가폭 둔화 요인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일상회복 등에 따른 대면서비스 정상화, 이주노동자 유입 등으로 애초 전망보다 둔화폭이 축소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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