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헌법에 수록하는 것에 대해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5·18 정신을 헌법 전문(前文)에 수록하는 공약을 내세웠지만 여당 새 지도부의 수석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뜻을 표한 것.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전날(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하는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해 5·18 정신의 헌법 수록과 관련한 전 목사의 질문에 ”저도 반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목사가 “우리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장로를 밀었는데, 우리에게 찬물을 부었다.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고 하면 전라도 표가 나올줄 아느냐. 그냥 전라도에 립서비스 한 것이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답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해 대선 당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당 의견을 수렴해 볼 때가 됐다”라며 “적극적으로 검토할 계획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언 배경에 대해 “개인 의견이다. 지금 현재 개헌 움직임이 없지 않나. 곧바로 개헌할 듯이 이야기하면서 말하니까 지금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계속됐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아무리 사견이라고 해도 대통령께서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이야 TK(대구경북)가 지역구라 마음이 편안하실지 모르나 우리 당내에도 호남, 수도권 등 험지에서 온갖 어려움에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분들도 많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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