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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쪼그라든 먹거리 인심…붕어빵도 '미니'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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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낮추는 대신 크기 줄여…재료 적게 드는 '잉어빵'도 인기

"가격 보고 달려갔다가 배신감" "차라리 냉동붕어빵 먹겠다"

연합뉴스

미니 붕어빵
[촬영 장지현 수습기자]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장지현 수습기자 = 직장인 박모(27)씨는 얼마 전 '5개에 1천원'이라고 적힌 붕어빵 가격을 보고 놀라 달려갔지만 곧 실망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미니 붕어빵'이어서 2개에 1천원짜리 보통 붕어빵에 비해 별다른 메리트가 없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한입에 들어가는 건 좋지만 원래 크기 붕어빵에 비하면 성에 차지 않는다"며 "한 번 먹고 나서 배신감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대표적 서민 간식인 붕어빵 가격이 이번 겨울 들어 2개에 1천원 수준으로 뛴 가운데 단가를 낮추는 대신 크기를 줄인 미니 붕어빵이 대세로 떠올랐다.

13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붕어빵 판매대에는 손바닥 크기의 보통 붕어빵 대신 5개에 1천원 하는 미니 붕어빵이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서 미니 붕어빵을 파는 A씨는 "재료비를 조금이라도 아껴 단가를 맞추려고 미니 사이즈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한 봉지에 주는 붕어빵을 한 개 더 줄일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서울의 또 다른 붕어빵 가게 역시 미니 붕어빵만 7개에 2천원을 받고 팔았다.

연합뉴스

손바닥보다 작은 미니붕어빵
[촬영 장지현 수습기자]


미니 붕어빵은 급등하는 재룟값에 가격 인상 대신 크기를 축소해 심리적 저항을 줄이려는 고육지책이다.

작년 12월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붕어빵 재료로 쓰이는 붉은 팥(수입산)은 800g 평균 가격이 6천원으로 5년 전 3천원보다 100%, 1년 전 5천원보다는 20% 올랐다.

붕어빵틀 제작업체 B사 대표는 "미니 붕어빵 기계 주문량이 지난해에 비해 배로 늘었다"며 "일반 붕어빵과 미니 붕어빵 기계 판매량이 4대6 정도"라고 했다.

10년 넘게 붕어빵 기계를 만들어온 C사 대표는 "인기 있는 붕어빵 틀이 주기적으로 바뀐다. 이번 겨울에는 미니 붕어빵 기계가 많이 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올 겨울 반죽이 얇아 재료가 조금이라도 덜 들어가는 '잉어빵' 기계 판매량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시민들은 눈에 띄게 작아진 붕어빵이 마뜩잖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조혜지(26)씨는 "5개에 1천원이라는 가격에 끌려 가보면 미니 붕어빵밖에 없다"며 "미니 붕어빵을 먹느니 차라리 냉동 붕어빵을 택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물가가 전부 오르니까 붕어빵도 비싸지는 건 이해한다"면서도 "가격이 올랐는데 크기까지 작아지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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