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최초 집권여당 지도부 입성
계파색 미미하지만 尹정부 대북·외교 전문가
北도발·인지도·수도권 지역구 당원표심 자극
하입보이·쇼미더머니 패러디 등 2030 어필해
지난 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태영호 최고위원이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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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악화 일로를 걷는 남북 관계가 되레 태 의원에게 훈풍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현재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간사로 활동 중인 그는 “제가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 북한 김정은이 화들짝 놀랄 것”이라며 전대 과정에서도 수차례 보수 표심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다른 후보에 비해 뚜렷한 계파색이 없지만, 윤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을 뒷받침해 범친윤계으로 구분되는데다 당내 최고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달 13일 제주서 진행한 첫 합동연설회에서는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해 적잖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 선관위까지 나서 언행의 주의를 요구하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망언이라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하는 등 강한 항의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그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제주 4·3 사건 발언이 보수층에는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메시지로 작용한데다 다른 후보와 달리 대외관계 이슈에 적극적으로 올라탔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속 북한의 러시아 무기 공급, 미·중 갈등 속 중국 시진핑 체제 강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등 세습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도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탈북민 최초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 최고위원 후보자 중 유일하게 지역구를 보유한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 2016년 8월 가족과 탈북해 독일을 거쳐 귀순한 그는 영국주재 북한공사, 외무성 부국장 등을 지냈던 이력이 공개되면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탈북민이 됐다. 이 점을 파고들어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에서 인재 영입, 보수색채가 강한 강남갑 지역구 국회의원이 됐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고위 후보 중 현역 의원보다 원외 인사가 많았는데 비윤을 제외하고 모두 현역이 당선됐다. 당원들이 윤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안정적인 현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태 의원의 정치 감각과 쇼맨십, 젊은 당원과의 활발한 소통도 당선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태 의원실에서 활동 중인 20대 초중반의 대학생 보좌관들의 역할도 상당했다. 이들은 뉴진스의 ‘하입 보이’, 드라마 더글로리를 패러디한 ‘태글로리’, 인기 힙합 경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 ‘동그란 맘’ 등 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일명 ‘밈’(Meme·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사진)을 패러디한 콘텐츠를 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힘입어 각종 최고위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2030 청년층에서 수차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인기 힙합 경연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서 화제가 됐던 ‘동그란맘’ 랩을 패러디하고 있다.(사진=유튜브 태영호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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