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계가 해외 공장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현지 인력 관리에 고충을 겪고 있다. 해외 공장은 인건비가 저렴하고 현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장점이 있으나 언어, 문화 차이로 공장 효율이 국내보다 크게 떨어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미국 조지아주를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캐나다 퀘백주 등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거나, 조성 중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인건비 부담, 공급망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대부분의 기업은 영어 외에 제2, 3외국어를 구사하거나 현지 거주 경험이 있는 인력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폴란드어, 독일어), SK온(중국어, 독일어), 에코프로비엠(헝가리어), 포스코케미칼(중국어, 프랑스어) 등은 채용 공고에 외국어 회화 능력을 우대 사항으로 적용했고, 일부는 한국외대 특수어과와 산학협력을 맺기도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주요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미국 조지아주를 비롯해 헝가리, 폴란드, 캐나다 퀘백주 등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거나, 조성 중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이나 중국,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인건비 부담, 공급망 확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속도가 붙었다.
헝가리 코마롬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유럽 2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
최근 대부분의 기업은 영어 외에 제2, 3외국어를 구사하거나 현지 거주 경험이 있는 인력 채용에 힘을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폴란드어, 독일어), SK온(중국어, 독일어), 에코프로비엠(헝가리어), 포스코케미칼(중국어, 프랑스어) 등은 채용 공고에 외국어 회화 능력을 우대 사항으로 적용했고, 일부는 한국외대 특수어과와 산학협력을 맺기도 했다.
현지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국내에서 파견된 엔지니어들이 있긴 하지만, 생산직은 대부분 현지에서 고용한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배터리 생산 공정 특성상 생산직의 업무 숙련도가 수율(생산품 중 정상품 비율)에 큰 영향을 미쳐 교육과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와 동일한 엔지니어, 장비, 공정을 해외 공장에 그대로 옮겨 놓아도 초기에 수율이 높지 않은 것은 생산직의 숙련도 차이 때문”이라며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에 있는 생산 공장의 경우 인근 국가에서 넘어오는 이민자 비중이 높아서 상황판 공지를 5개 언어로 띄워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근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동유럽 국가들이 자본주의 체제로 넘어온 지 약 30년이 지났지만 정치나 경제적으로는 과거 사회주의 색채가 일부 남아있다. 개인이나 업종별로 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한국이나 다른 국가만큼 근태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아닌 탓에 공장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세르비아 등 인근 접경 국가 이민자가 많을수록 평균 근속기간은 짧아진다. 비자 갱신 문제 등으로 주기적으로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심지어는 아예 돌아오지 않는 인력이 많은 탓이다. 생산직이 업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최소 6개월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중간에 대체되는 인원이 많을수록 그만큼 생산 효율은 떨어진다.
미국의 경우 노조의 입김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배터리 공장을 사실상 외지에 속하는 조지아주나 캐나다 쪽에 설립하는 이유도 노조와 관련이 있다. 같은 미국이더라도 조지아주는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 등과 비교하면 강성 노조로 인한 노사 갈등이 거의 없는 편에 속한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미국에서 심화한 구인난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정부 보조금 제도, 임금 상승, 브랜드 인지도 문제 등이 맞물리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한동안 현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구인난은 노조 설립을 늘리고, 파업, 조업 중단 등 노조의 협상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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