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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익명의 연예인 학폭 폭로가 '미투'처럼 번지기 시작한지도 어느새 수 년이 지났다. 그 사이 허위 폭로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해명한 이들도 있지만, 학폭이 사실로 드러나 사과 후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춘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뽑아도 뽑아도 사라지지 않는 잡초처럼, 그렇게 많은 이들이 학폭으로 걸러진 상황에서도 여전히 '학폭'의 그림자는 연예계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채 잊을만 하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4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100'에 출연 중인 스턴트우먼 김다영의 학폭 의혹이 제기됐다. 김다영이 중학생 시절 동급생의 용돈을 뺏거나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 이후 김다영은 줄곧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침묵하다,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학폭 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그는 "약 14년 전 제가 소위 노는 학생이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과거를 회상해보면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후배들 기강을 잡는답시고 욕설과 상처 되는 말들을 했었다. 이로 인해 상처받은 후배들이 있을 것이기에 이 자리를 빌어 사과를 드리고 싶다"면서도 "선배랍시고 후배들에게 욕설을 하고 상처되는 말을 했던 부끄러운 기억은 있지만, 노래방이나 공원 등지에서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하였다거나, 용돈을 갈취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MBN '불타는 트롯맨'의 유력 우승 후보였던 황영웅이 상해 전과부터 학교폭력, 데이트폭력 등의 의혹에 휘말려 끝내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황영웅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저의 잘못과 부족함을 용서해주십시오. 그리고 부디 과거를 반성하고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저에게 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사죄했다.
제작진 역시 황영웅의 폭행 전과가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하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로도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황영웅은 결승에 들어간 상황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끼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라며 제작진과 상의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블랭키 영빈은 데이트 폭행 논란이 일어 팀에서 탈퇴했다. 소속사 키스톤엔터테인먼트 측은 "금일 한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된 사안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해당 사안의 당사자가 영빈으로 확인됐다. 당사는 영빈의 팀 탈퇴를 결정했고, 블랭키는 이날 예정된 공연부터 영빈을 제외하고 활동할 예정"이라고 즉각 대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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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JTBC '피크타임'에 출연 중인 김현재에 대해서도 학폭 의혹이 제기돼 제작진이 사실 확인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현재가 논란 만으로 사실 확인에 앞서 하차할 경우 그와 함께 팀을 이룬 출연자들에게 불이익이 가는 만큼 '피크타임' 제작진은 "누구도 선의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사실 파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이후 밝혀진 사실 여부에 따라 합당하고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 가운데 10일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를 향한 복수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안길호 PD에 대한 학폭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안겼다. 다만 안길호 PD의 측근은 OSEN에 "커뮤니티에 올라 온 해당 글을 이미 확인했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전했다. 제작진 역시 현재 사실 확인중에 있다.
2019년께부터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던 '학폭 폭로'가 본격적으로 들끓기 시작한 것이 지난 2021년 무렵.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의 익명성을 빌려 허위 사실을 유포해 법의 철퇴를 맞는 경우도 있지만, 잔나비 유영현 부터 '미스트롯' 진달래, (여자)아이들 수진, 지수 등 학폭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사례도 있는 만큼 폭로 내용을 향한 대중들의 관심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연예계 학폭문제에 대중들이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연예인이 방송 등을 통해 수시로 노출되고,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직업이라는 점이 가장 크다. 과거에 비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 것 역시 마찬가지. 그럼에도 '학폭 논란'의 마수는 끈질기게 연예계를 따라다니며 엄한 관계자들과 다른 출연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때문에 2021년께에는 국내 드라마 현장에서는 배우가 학폭 논란으로 중도 하차하거나 캐스팅이 교체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서약서'를 추가적으로 작성하거나, 광고 모델 계약서에도 '학폭'과 관련된 새로운 조항이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출연진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친다 하더라도 모든 과거사까지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뒤따르는 만큼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것.
하지만 이같은 조치를 취하더라도 학폭논란 그 자체를 완전히 막을수는 없었다. 결국은 가해자 본인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만 언젠가 연예계에 '학폭 논란'이 사라지는 날이 오도록 만들기 위해서라도, 학폭 스타에 대한 보다 더 강하고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delight_me@osen.co.kr
[사진] 크레아 스튜디오, SNS, OSEN DB,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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