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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재명, 전 측근 사망에 "檢 압박수사 때문" 분노…6시간 대기하다 밤늦게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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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생활 성과가 검찰 조작 앞에 부정당해"
"검찰의 미친 칼질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
한국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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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재임 당시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을 마주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경기지사 비서실장에 이어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직무대행을 지낸 전형수씨가 전날 오후 7시 30분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한 입장 표명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이 사건을 ‘검찰의 조작·압박 수사 때문’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전씨 사망 관련 수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李 "저와 연 맺은 모든 사람 먼지 털 듯 털려"


이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 경기도의회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만난 공직자 중 가장 청렴하고, 가장 성실하고, 가장 헌신적이고, 가장 유능했던 한 공직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평생을 공직에 헌신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했던 모범적인 공무원이었다”며 “자랑스러운 공직생활 성과가 검찰의 조작 앞에 부정당하고 지속적 압박 수사를 하니 얼마나 힘들었겠느냐”고 했다.

이 대표는 자신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검찰 수사를 받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이 수사 대상이 됐고, 본인뿐 아니라 그 주변까지 2차, 3차로 먼지 털 듯 탈탈 털렸다”며 “검찰 특수부의 ‘사냥’ 대상이 되면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다. 죽거나, 조작에 의해 감옥에 가거나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느냐”며 “없는 사실을 조작해 자꾸 증거를 만들어내고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그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을 향해서는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 도구로 활용하지 말아 달라”며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이지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발언 중간 굳은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술을 꽉 깨물거나 크게 한숨을 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기존 일정을 취소한 뒤 오후 7시 42분쯤 전씨의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전씨 빈소를 방문하려 했는데,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약 6시간 만에 조문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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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이자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형수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현장에서 메모 형식의 유서를 발견, 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10일 오후 전씨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성남시의료원의 모습. 성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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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인은 무리한 강압수사" 공수처 수사 촉구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도 이날 성명을 내고 “비극의 원인은 무리한 강압 수사와 조작 수사”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검찰의 간악한 집착이 결국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며 “인격살인을 수사 기술로, 짜맞추기와 조작을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검찰 앞에 고인이 얼마나 낙담하셨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은 "고인이 명예를 회복하고 평온한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공수처 수사를 촉구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이 강압수사를 했다면 직권남용으로, 가혹행위가 있었다면 가혹행위로 수사 대상이 된다"며 "이럴 때 나서라고 공수처가 설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김종훈 인턴 usuallys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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