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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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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대 전문가 리뷰...안철수의 '자충수'와 천하람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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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尹 연대 말하며 '윤심' 후보 때려
천하람, 소기 성과 거둬...문제는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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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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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안철수 의원과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서 나란히 낙선했다. 55.1%라는 역대 최고 투표율의 수혜자가 자신이라고 장담했던 이들이지만, 결과는 김기현 신임 당 대표의 과반 득표 한판승이었다.

전문가들은 안 의원이 당원 100% 룰을 간과했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후보를 공격하는 엇박자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전대 막판에는 대통령실 관계자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면서 당원들의 '김기현으로 헤쳐모여'를 유도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천 위원장에 대해선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무명 정치인에서 단숨에 보수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한 데다 '대구 출신 호남 당협위원장'이라는 스토리를 각인시켰다는 이유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의 '손절' 시기와 '친윤'(친윤석열계)을 향해 쏜 화살을 어떻게 수습할지는 남은 과제라는 의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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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안 의원의 패착으로 '윤심' 후보에 대한 공세와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꼽았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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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윤심' 후보·대통령실과 대립각...'이준석 학습효과' 유발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안 의원이 윤 대통령의 저격과 천 위원장의 등장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국민의힘 전대에서 윤 대통령이 안 의원 '국정운영 방해꾼'이라고 저격했다"며 "당원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원하는데, 대통령이 직접 '적'이라고 한 사람을 뽑아주겠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안 의원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윤핵관 표현을 운운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자는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자 적"이라며 "윤핵관 표현을 쓰는 인사는 국정운영의 방해꾼" 등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평론가는 또 "천 위원장의 등장으로 표가 좀 겹치게 됐다"며 "당내 개혁 층과 젊은 층의 지지율이 중복되다니 안 의원의 득표율이 그리 높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체 46만 1313표 중 10만 7803표(23.37%)를 얻었고, 천 위원장은 6만 9122표(14.98%)를 기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연대를 언급하며 '윤심' 후보를 지나치게 공격하는 악수를 뒀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윤 대통령과 김기현 당시 후보가 윤심으로 함께 있는 상황에서 김 후보를 공격하는 건 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자 핵심 지지층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의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것도 그렇고 마지막에는 대통령실과 거의 싸우다시피 하지 않았나. 보수정당 당내 경선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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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 학습 효과'가 안 의원에게 치명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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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원들의 '이준석 학습 효과'가 안 의원에게 치명타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당원들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상태에서 총선을 치르면 정권 심판론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며 "(과거 윤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대부분 당 대표와의 갈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른바 '이준석 학습 효과'가 있는 상황에서 안 후보가 (대통령실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말하니 당원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높아진 것"이라며 "당원들 입장에서는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또 시끄러워지는 것 아닌가 생각해 이른바 결집 투표와 전략 투표가 이뤄졌다"고 했다.

안 의원은 전대 과정에서 '대통령실 개입 논란'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안 의원은 "대통령실이 오늘 중으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이후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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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천 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와의 동행이 아닌 독자 행보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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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 이준석 그늘 벗어나야...'친윤' 비판 기조 언제까지?

박 평론가는 천 위원장의 낙선을 미풍이 아닌 태풍이라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천 위원장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당 대표 후보 등록도 하루 전날에 했다"며 "그런 사람이 전직 당 대표와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득표를 조금 더 했다면 안 의원과 실버크로스(2·3위 지지율 역전 현상)를 보여줬을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과제가 있는지 따져볼 대목은 많지만 완전한 정치인이 될 수 있는 날개를 단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이준석 전 대표와 동행하기보다는 독자 행보를 고려해야 한다"며 "천하람이라는 정치인의 이미지와 브랜드를 키워나가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엄 소장은 천 위원장이 안철수 의원의 반사 효과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안 의원이 (전대) 막판에 네거티브로 가면서 천 위원장이 5% 포인트 정도의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안 의원의 악수가 천 위원장에게는 기회로 돌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엄 소장은 국민의힘 당원들 사이에서 '청년 정치인'의 싹은 살려놔야 한다는 정서가 있었던 결과라고 풀이했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은 갈라치기, 여성 혐오와 같은 전형적인 '이대남'(20대 남성) 전략을 구사했다"며 "다만 천 위원장은 대구 출신이 순천에 가서 당협위원장을 하고 있다는 일종의 스토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두 명이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 당원들이 천 위원장에게 14.98%라는 표를 준 건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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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위원장(왼쪽)이 연일 저격한 김기현 당시 후보(오른쪽)는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다. 최고위원 등 지도부들도 모두 친윤계로 꾸려졌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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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는 "천 위원장이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는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본다"면서도 "문제는 지금의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다"라고 꼽았다.

천 위원장은 전대 과정에서 '비윤'(비윤석열계) 선명성을 내세우며 "윤핵관들의 폭주와 폭정" "김기현은 윤핵관 아바타"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천 위원장이 연일 저격한 김기현 당시 후보는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모두 친윤계로 꾸려졌다. 이번 전대에서 당선된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와 그를 따르는 분들의 정치는 청산되어야 할 과거의 일로 되었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신 교수는 "천 위원장이 지금 기조를 유지한다면 총선을 앞두고는 부정적인 상황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득이 될 수 있다"며 "정권 말기로 갈수록 대통령의 지지율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데, 그때 나름대로 뭔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신 교수는 "레임덕이 올 때까지는 한참 남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천 위원장이 살아남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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