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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伊해안 '난민선 참사' 시신 72구 어디로…사후 처리도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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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시신 아프가니스탄 송환 요구하며 항의 시위

연합뉴스

시신 본국 송환 요구하며 항의하는 유족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지난달 말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주 동쪽 해안에서 발생한 난민 선박 난파 사고로 숨진 사망자 72명의 시신 처리 문제를 두고 이탈리아 정부와 유족들이 대립했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 뉴스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날 시신이 안치된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시의 팔라밀로네 체육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정부가 시신을 북부 도시 볼로냐로 이송해 그곳에 있는 무슬림 묘지에 매장하려고 하자 저지에 나선 것이다. 사망자 대부분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으로, 유족들은 시신의 본국 송환을 요구해왔다.

크로토네시 당국이 중재에 나서 탈레반 정권 치하의 아프가니스탄으로 시신을 즉시 송환하기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며 유족들의 양해를 구했다.

임시로 볼로냐에 매장한 뒤 아프가니스탄 당국과 협의를 통해 항공편이 구해지면 그때 시신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고 약속한 뒤에야 유족들은 시위를 멈췄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것(볼로냐 매장)은 임시 조치일 뿐이며 최종적인 조치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유족의 요청에 따를 것이다. 시신 본국 송환에 따르는 모든 비용은 이탈리아 정부가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신 14구가 이날 볼로냐로 출발했고, 9일에는 시신 10구가 뒤를 따른다.

시신 17구는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으로 시신이 송환될 때까지 크로토네시에 남는다고 라이 뉴스는 전했다.

이번 사고는 튀르키예(터키) 서부 항구도시 이즈미르에서 출발한 20m 길이의 목선이 크로토네시 앞바다에서 바위에 부딪혀 난파하면서 발생했다.

난민들을 가득 태운 배가 침몰하자 79명이 해변까지 헤엄쳐 살아남았다. 하지만 72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30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사고 전날 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유럽연합(EU) 국경경비 기관인 유럽국경·해안경비청(Frontex·프론텍스)으로부터 해당 선박에 대한 정보를 통지받고도 사고가 나기까지 6시간 동안 구조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탈리아 정부는 부실 대응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프론텍스가 사고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이탈리아의 해안경비대는 올바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감쌌다.

멜로니 총리는 9일 크로토네시 쿠트로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한 뒤 이번 참사와 관련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매체에서는 밀입국 브로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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