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재개…금값·유가도 하락
미국 달러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움츠러들면서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19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2.46%,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2.72% 각각 떨어졌다.
코스피는 1.35%, 호주 S&P/ASX 200 지수는 0.93%, 대만 자취안지수는 0.59% 각각 하락한 상태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0.39%, 0.02% 각각 내렸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은 파월 의장이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전체적인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하다고 시사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여파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72%)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53%), 나스닥 지수(-1.25%)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1%대 하락 마감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해외 달러 자금의 미국행이 빨라지면서 미국 이외 국가들의 통화가치와 주식 등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커진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 |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이날 105.705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고, 엔/달러 환율과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이날 한때 각각 137.49엔, 6.9971위안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기준 달러 지수는 105.701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31원 오른 1,320.07원, 일본 엔화 환율은 1.36엔 오른 137.35엔, 중국 역외 위안화 환율은 0.043위안 오른 6.9830위안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 10년물 국채와의 금리 역전 폭이 1981년 이후 처음으로 1% 넘게 벌어지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값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약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9%(34.60달러) 떨어진 1,820달러에 마감돼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6%(2.88달러) 급락한 77.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기준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816.20달러, WTI는 배럴당 77.6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금값 전망에 대해 "거시경제와 수요측 요인을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지만, 새로운 추세선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해보다 더 금리 변화에 민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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