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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엔진 품는 한국조선·한화…조선업 판도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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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 STX중공업·한화 HSD엔진 인수 추진
조선업 수직계열화·중소형 친환경 엔진 보완


더팩트

HD현대의 조선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한화그룹이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며 선박 엔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모습.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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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HD현대의 조선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각각 선박 엔진 업체 인수를 추진하면서 달라질 조선업계 재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일 STX중공업 인수 본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서를 제출했다.

앞서 진행된 STX중공업 실사에서는 한화그룹과 사모펀드 운용사인 소시어스도 참여해 한국조선해양과 경쟁이 예상됐지만, 본입찰에는 입찰서를 넣지 않았다.

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 인수를 완료할 경우 기존 선박 엔진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가 세계 1위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부분 대형 선박용 엔진을 만들고 있다. STX중공업의 경우 중소형 선박엔진에 특화된 기업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화그룹의 경우 STX중공업 인수는 포기했지만, HSD엔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한화는 총 2269억 원 규모의 HSD엔진 지분 33%를 인수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SD엔진은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세계 선박 엔진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한 업체다. 한화의 경우 계열사인 대우조선해양과 HSD엔진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효율을 높이고, 선박 엔진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

이처럼 두 회사가 선박 엔진에 투자를 강화하는 것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유해물질 배출을 줄이는 엔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추세다. 선박 엔진 업체를 인수하면 친환경 엔진을 생산해 관련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엔진 사업부 강화를 추진하면서 조선업계가 HD현대와 한화그룹, 삼성중공업의 '3강 체제'에서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선박 수주량 점유율은 현대중공업이 24.4%로 가장 높았고, 대우조선해양은 22.3%, 삼성중공업은 21.7%이다.

상위 업체 두 곳이 엔진 내재화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반면, 삼성중공업은 관련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HSD엔진에서 엔진을 수급하고 있는데, 한화가 인수할 경우 계열사에 엔진 공급을 우선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HSD엔진을 인수한다해도 계열사 엔진만 만들순 없기에 삼성중공업의 엔진 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삼성중공업의) 엔진 외주 전략 자체가 불리할 수 있기에 공급망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의 적극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지난해 10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6개 계열사가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추가 투자는 없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주력 산업이 반도체·바이오·정보통신(IT) 분야인데, 조선업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면서 "과거 방산과 화학 사업을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한 것도 그룹의 방향성이 완전히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규모 차이가 크지 않아 2강 체제 재편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소 도크 수는 크게 차이가 없어 수주량이 크게 차이 나기 어렵다"면서 "당장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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