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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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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CCTV에 ‘두뇌’ 심는 기술 개발… “미래 자율주행 인프라 될 것”[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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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안전 지키며 교통정보 구축하는 ‘알트에이’

대학 때 동아리 활동이 창업 초석… “있어야 하는 기술” 새기며 버텨

일반 CCTV 지능화 된 이후에는 차량들 감속 시작 시점 빨라져

소방차 등에 ‘최적 골목길’ 안내… “사회 안전망 구축에 도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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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우 알트에이 대표가 차와 행인이 섞여 통행하는 골목길에서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알트 세이프’ 시스템에 대해 지난달 27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설명하고 있다. 차량과 보행자가 서로에게 사각지대에 있더라도 알트 세이프 시스템이 설치된 곳이라면 차량 운전자에게는 ‘보행자 주의’ 같은 사진 속 알림 문구가 보여지고, 보행자에게는 차량이 가까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소리가 전달된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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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소방차에는 1분 1초가 소중하다. 골목길로 진입을 했는데 길을 막고 있는 차량이 있다면 누군가의 생명은 위태로워진다. 차량이 막고 있지는 않더라도 교통량이 많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커진다. 실시간 골목길 교통정보가 있다면 우회로를 선택해 대처하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내비게이션에는 아직 골목길 교통량 정보가 없다.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 티맵 등을 켜보면 골목길에는 교통 흐름 정도를 보여주는 색깔 선이 표시되지 않는다. 큰길을 따라서만 교통 정체에 따른 녹색과 적색 등의 색깔선이 안내될 뿐이다.

스타트업 알트에이(대표이사 이태우)는 골목길의 실시간 교통정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많은 노력과 자본이 필요할 것 같은 분야를 개척하는 방식이 지혜롭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보안 등을 위해 골목길 곳곳에 설치해 둔 일반 폐쇄회로(CC)TV를 ‘지능화’해 교통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골목길 교통량을 파악하고 있다. 일반 CCTV에 알트에이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기(알트 플러스)를 달아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과 차량, 킥보드,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구별해 낸다. 이런 정보를 활용해 운전자나 보행자가 잘 보지 못하는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차량이나 보행자를 서로에게 알려준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려면 골목길 교통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지자체와 ‘윈윈’하는 전략인 셈이다.

●“골목길 교통사고 줄이고, 불법 주·정차 관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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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 세이프가 설치된 현장 모습. 보행자가 보이기 직전부터 ‘우회전 보행자 주의’ 문구가 전광판에 표시된다. 알트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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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에이가 개발한 시스템은 골목길이나 사유지(아파트 단지 안 주차장이나 물류센터 내 도로 등)에서 교통 사고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알트에이는 골목길과 사유지를 ‘라스트 마일’이라고 부른다. 교통이나 물류 흐름의 마지막 단계를 의미한다. 알트에이는 라스트 마일의 교통 안전을 위해 만든 시스템에 ‘알트 세이프’라는 이름을 붙였다. CCTV에 연결할 손바닥만 한 크기의 AI 프로세스가 갖춰진 기기, 운전자에게 주변 교통 상황을 알리는 전광판과 빔 프로젝터, 보행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스피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골목길 대부분은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사용해 혼잡한 곳이 많다. 운전자가 골목에서 갑자기 나오는 사람을 놓치기 쉬운 환경인 셈이다. 알트에이가 지능화한 CCTV가 달린 곳에서는 알림판에 ‘우회전, 보행자 주의’ 같은 정보가 나타나 사람을 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보행자에게는 스피커로 옆 골목에 차량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주변이 주택가여서 보행자가 있는 쪽으로만 소리를 전달하는 지향성 스피커를 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만난 이태우 대표이사(31)는 “우리나라 교통사고의 60∼70%는 골목길에서 발생할 정도로 골목길은 위험한 곳”이라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보다 명확하게 교통 정보를 제공해 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9년 알트 세이프를 도입한 서울 금천구에 따르면 우회전 모퉁이 길에서 차량이 감속을 시작하던 거리가 시스템 도입 전에는 교차 지점 5m 정도 전이었지만 시스템 도입 후에는 15m로 늘었다. 그만큼 안전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알트 세이프 시스템을 기반으로 불법 주정차 등 골목길을 관리할 수 있는 도시 관제 플랫폼 ‘알트 콘솔’도 만들었다. 불법 주·정차 차량이 보이면 전광판과 스피커를 통해 경고를 보내고 5분이 지나도 차를 옮기지 않으면 주차관리 요원이 바로 주차위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야간에 골목길 주차 환경은 더욱 열악한 편으로 소방차가 지나갈 수도 있는 길에 주차를 하는 차량이 있으면 운전자가 내리는 시점을 인식해 빔프로젝터로 차량 전체를 감싸는 큰 빛을 쏴 경고한다. 운전자가 경고 문구를 보지 못했다는 변명을 하지 못하도록 명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알트에이의 교통안전 시스템은 현재 서울 서대문구와 강서구, 양천구, 금천구 등에 적용되고 있다. 이태우 대표는 “유지 보수가 필요한 분야여서 본사가 가까운 곳 위주로 영업을 하고 설치를 해 왔다”며 “올해부터는 관리 역량이 늘어나 서울 25개 자치구 전체로 설치 지역을 넓히려 한다”고 말했다.

●대학 창업 동아리 때 동료들과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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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트에이의 이 대표와 최상일 운영팀장(31), 안형준 개발팀장(35), 최성현 수석연구원(32) 등 4명이 2016년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이들은 한국외국어대(컴퓨터공학, 통계학 전공)에 재학 중이던 이 대표가 2015년경 만든 대학생 연합 창업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하던 사이다. 이 대표는 교내 창업 동아리에 가입했다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고 싶어 연합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공간은 전기통신 공사업을 하는 이 대표 아버지의 경기 성남시 모란역 인근 8평짜리 낡은 사무실이었다. 이 대표는 “주 7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하는 일을 반복했다”며 “모두 너무 재미있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버 보안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 공모전에 참여해 상금도 탔다”고 했다. 창업할 때는 결국 교통 아이템이 선택됐다. 적외선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보행자를 미리 감지해주는 안내판이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있으면 좋은 아이템이 아닌,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술과 서비스라고 모두들 느낀 아이템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처음에 만든 보행자 감지 장치 아이디어는 창업보육회사인 스파크랩의 심사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 대표는 “우리 아이디어만으로는 사실상 불합격이었다”면서도 “우리 아이디어를 심사했던 이한주 현 베스핀글로벌 대표이사가 골목길 교통 데이터의 중요성을 심사장에서 강조하면서 그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투자받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알트에이가 만든 인공지능 기반 기기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산업용 컴퓨터다. 온도와 습도 변화가 심한 외부 환경에서 24시간 작동한다. 이런 기기를 만드는 것은 스타트업의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 대표는 “한 대기업 계열사 직원이 ‘대기업도 만들지 못한 안정적인 기기를 어떻게 만들었느냐’고 묻더라”며 “서울 서대문구에 처음 설치를 하고 나서 창업자 4명이 각자 구역을 맡아 24시간 붙어 있다시피 하면서 고장에 대처했다”고 말했다. 기기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순간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원인을 파악하기 쉬웠고, 계속해서 보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알트에이의 사업 대상은 공공기관으로 무엇보다도 납품 실적이 중요했다. 처음에는 이들의 기기를 믿고 써주는 곳이 없었다. 다행히도 단국대에서 교내에 설치해 시범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 대표는 “단국대의 관용 덕분에 자치구 공무원들을 현장으로 초대해 설명할 수 있었다”며 “스타트업의 새로운 시도를 단국대처럼 받아주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택배 배달시간 더 줄어들 것”

알트에이는 올해 우수조달 업체 자격을 따는 데 도전한다. 조건이 까다롭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알트에이의 교통안전 시스템을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우수조달기업이 되면 10억 원 이하 규모까지는 수의계약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알트에이는 지방자치단체 다음으로는 소방차와 응급차, 경찰차 등에 골목길 교통 정보를 제공하고, 물류유통 회사으로 대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골목길 교통 정보 데이터를 집적해 여러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물론 자율주행 자동차 등에서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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