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3일 ‘야권 대통령선거 후보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
자신 겨냥한 ‘보수 정체성’ 의문 등에는 “단일화가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묻고 싶다” 반박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1주년 기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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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 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3일 ‘단일화 1주년 성명 발표’에서 등장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늦어 ‘죄송하다’는 취지로 말하기 전 잠시 말을 멈췄던 안 후보가 이번에는 단일화 1주년을 맞아 ‘총선 승리’를 굳게 다짐하며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발표한 ‘단일화 1주년 기념 성명’에서 “1년 전 오늘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제가 단일화를 이루고 ‘공정과 상식, 통합과 미래로 가는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두 사람은 ‘원팀(One Team)’이며 국민 통합정부임을 국민 앞에 선언했다”고 운을 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5년 만의 정권교체 발판이 된 그때의 단일화가 훗날 역사적 평가를 받을 거라면서, 안 후보는 “당시 저의 완주를 바랐던 많은 지지자분들께는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 없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면서, 이것이 자신의 진심이라고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자신의 ‘보수 정체성’을 문제 삼는 당내 일부 세력을 겨냥한 반격도 펼쳤다.
안 후보는 “보수의 명예와 신뢰에 먹칠하는 낡고 배타적인 정치행태로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얻고 정권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그렇게 하면 앞으로 어떤 세력이 우리를 믿고 마음을 열며 국민의힘과 연대하려고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자신과 윤 대통령의 1년 전 야권 후보 단일화가 잘못된 결정이었는지 묻고 싶다면서 “대답해주기 바란다”는 직접적인 요구도 남겼다.
안 후보는 “정권 교체를 간절히 원했던 국민과 당원분들은 저의 단일화 결단과 합당이 역사의 평가를 받을 거라 지지해주실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싸우는 세력과 결별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는 국민의힘에 합류한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안 후보가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대한민국과 싸우는 세력’은 더불어민주당 등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 입문 후 여러 번 당적을 바꾸면서 보수 정당 내에서 제기됐던 정체성 의문 등 지적에 안 후보 측은 이를 ‘흑색선전’ 등으로 깎아내리고, 윤 대통령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로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이미 입증했다고 내세워왔다.
이를 부각하듯 안 후보는 성명에서도 “저는 보수의 외연확장의 상징”이라며, “어떤 시련이 있더라도 저의 길을 굳건하게 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국민의힘에 뼈를 묻고 총선 승리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권의 성공을 위해 온몸을 바칠 것”이라던 안 후보는 “단일화 1주년을 맞아”라고 말한 뒤, 5초간 침묵 후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과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다시 한번 다짐한다”는 각오로 성명 발표를 매듭지었다.
지난해 3월3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한 야권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가 “국민 여러분”이라고 부른 후, 4초가량 아무 말을 하지 않다가 “늦어서 죄송하다”고 덧붙인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은 “늦은 만큼 쉬지 않고 끝까지 확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던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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