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는 ‘쟁글’로, 트윗은 ‘코인니스’로
AI가 코인 시세 예측하는 ‘코싸인’
AI가 코인 시세 예측하는 ‘코싸인’
암호화폐 혹한기,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끝나간다는 장밋빛 전망이 피어나는 요즘이다. 그간 코인 투자에 회의적이었던 이들도 ‘슬슬 한 번 들어가볼까’ 고민이 늘었다. 어떤 자산에 투자하든 공부 없이 하는 ‘무지성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 ‘코인 투자’ 시에는 더 그렇다.
코인 투자 역사도 10년을 훌쩍 넘기면서 참고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많아졌다. 과거 투자 정보를 얻는 데 가장 큰 진입장벽 중 하나인 ‘언어’ 문제도 해결 중이다. 최근 질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 서비스가 늘어난 덕분이다. 코인 투자 시 도움이 될 만한 국내 서비스들을 소개해본다.
쟁글 코인 공시 전문 사이트
“생소한 코인? 검색하면 나와요”
한국에 상장된 기업은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을 경우 투자자에게 이를 공시할 의무를 지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는 이런 기업 공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다. 실적 보고를 비롯해 정기 주주총회 결과, 배당 결정 등 기업 주요 공시를 볼 수 있어 국내 주식 투자자라면 필수로 알아야 할 사이트로 꼽힌다. 여기 올라온 사업 보고서를 살펴보면 해당 기업이 어떤 사업을 운영 중인지도 쉽게 알 수 있다.
‘쟁글(xangle)’은 국내 기업 크로스앵글이 운영하는 코인 정보 플랫폼이다. ‘코인판 전자공시’ 사이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지난해 기준, 총 900여개 글로벌 코인 프로젝트와 제휴를 맺고 2만건에 달하는 공시 자료를 배포해왔다. 거래소 상장·상폐 소식은 물론 신규 투자 유치, 파트너십 체결, 록업 해제, 로드맵 수정, 경영진 변경 등 이벤트를 공시한다. 최근 쟁글에서 가장 많이 읽힌 공시 이벤트를 예로 들어보면 위믹스의 상장폐지 관련 가처분 신청 기각, 페이코인 기한 연장 불수리에 따른 결제 서비스 중단 등이다.
코인별 상세 정보도 제공한다. 해당 코인이 어떤 사업 목표를 갖고 있는지, 경영진은 누구인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를 분석해놓은 리포트를 통해서다. 팀 역량, 공시 활동, 경영 성과, 외부 감사 여부 등 여러 기준에 따라 코인을 AAA등급부터 D등급까지 총 18개로 나눠 평가한다. 국내외 여러 거래소에서 해당 보고서를 기반으로 코인을 평가할 만큼 그 공신력을 인정받는다. 지난해 신설한 리서치 조직에서 발간하는 내부 리서치를 비롯해 블록체인이 무엇인지, 암호화폐 지갑이 무엇인지 등 초보 투자자를 위한 보고서 ‘아카데미’ 등 다양한 코인 콘텐츠도 수시 발간 중이다.
크립토퀀트 온체인 데이터 분석
“왜 올랐을까?” 데이터에 답이 있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코인 가격이 움직이는 이유를 가늠해볼 수 있는 여러 정보를 제공한다. 바로 ‘온체인 데이터(On-chain Data)’ 수집과 분석을 통해서다. 온체인 데이터는 블록체인 위에서 주고받는 모든 거래 기록에 대한 데이터를 말한다. 블록체인상에서 거래된 코인 종류나 개수, 지갑 주소, 채굴자에게 지급되는 채굴 수수료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전 세계 이용자가 180만명이 넘을 정도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크립토퀀트가 제공하는 ‘비트코인 거래소 보유량’을 예로 들면, 해당 값이 높을수록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가 비트코인을 팔기 위해 또는 비트코인으로 다른 알트코인을 구입하기 위해 개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거래소로 옮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선물 거래소에서 매수(롱) 또는 매도(숏) 비율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정도를 나타내는 ‘펀딩비’, 선물 거래소에서 매수(롱) 또는 매도(숏) 포지션에 진입한 이후, 아직 청산하지 않고 보유 중인 모든 계약 수를 뜻하는 ‘미결제 약정’, 코인 보유 기간별 평균 매수 가격을 알려주는 ‘UTXO’, 전체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실적을 합산했을 때 수익 구간인지 손실 구간인지를 보여주는 ‘미실현순수익(NUPL)’ 등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 종류가 100개를 훌쩍 넘는다.
코인니스 속보 중심 정보 전달
머스크 등 빅마우스 트윗도 번역
코인 투자 시장은 뉴스에 따라 울고 웃는 경우가 많다. 매출이나 영업이익 같은 개념이 없다 보니 좋은 뉴스에 가격이 오르고 부정적인 기사에 가격이 내리는 일이 흔하게 나타난다.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훨씬 뉴스에 민감한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코인니스(CoinNess)는 속보 중심으로 코인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커뮤니티다. 국내 매체 기사는 물론 외신을 빠르게 번역, 실시간 타임라인 형태로 올리는 것이 핵심 서비스다. 공식 기사 외에도 다양한 코인 관련 정보를 번역해 업로드한다. 대규모 코인 매수·매도, 코인 거래소 발표 자료, 이 밖에 코인 사업자가 직접 배포한 자료도 공유한다.
코인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명 인사 발언이나 SNS 게시물도 실시간 취합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 전체가 출렁였던 그간 경험에 비춰보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뉴스보다 더 중요한 정보일 수도 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 저스틴 선 트론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창업자 등 업계에서 이른바 ‘빅마우스’라고 불리는 셀럽들의 트윗을 한국어로 번역해 빠르게 올린다. 유명 인사뿐 아니라 코인 거래소와 코인 프로젝트가 직접 운영하는 트위터 계정도 추종한다. 코인니스와 비슷한 다른 국내 서비스로는 코박, 코인달인 등이 있다.
AI 시세 예측 앱 ‘코싸인’이 서비스 중인 ‘차트 유사 패턴’ 화면. (랩투아이 제공) |
코싸인 AI가 목표가·수익 제시
과거 가장 유사한 차트 패턴 분석
‘코싸인’은 AI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랩투아이가 최근 선보인 ‘AI 코인 시세 예측 서비스’다. 랩투아이는 국내 최초로 로봇 저널리즘 기술을 적용한 야구 기사와 증권 기사를 낸 기업으로 업계 내 공신력이 상당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AI 알고리즘 관련 연구를 해온 데이터 전문가 오종환 대표가 창업했다.
코싸인 AI 모델이 시세를 예측,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면 유저에게 ‘매수 사인’을 주는 형태다. ‘특정 코인을 얼마에 사서 얼마가 되면 팔아라’라고 제안하는 방식이다.
AI 모델은 ‘차트 유사 패턴’ 분석으로 시세를 예측해낸다. 현재 차트 움직임과 가장 유사한 과거 패턴을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비교 분석하다 유의미한 유사성을 발견하면 목표가를 추천하는 식이다. 3시간 이내 사고파는 ‘단타 매매’를 주로 추천한다. 성과도 있었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세럼, 왁스, 스테픈, 샌드박스, 누사이퍼 시세를 예측해 10~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트위터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주요 키워드를 분석해 시장 방향을 예측하는 AI 모델, 금·유가·환율 등 10여종의 거시경제지표 데이터로 코인 시세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도 있다.
물론 완벽한 예측 모델은 아니다. 수익 적중률은 55.8% 정도. AI가 매수를 100번 제안했을 때 55번 정도 수익을 내는 수준이다. 오종환 대표는 “인간보다 훨씬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정교한 예측을 하는 AI도 수익을 낼 확률이 절반이 좀 넘는 정도다. 내키는 대로 또 한 번에 큰돈을 쏟아붓는 ‘올인성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다”며 “AI 추천 모델은 크지 않은 금액이라는 가정하에 참고하는 수준으로 활용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코싸인은 시세 예측 외에도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AI가 챗GPT처럼 자동으로 현재 차트 보고서를 작성하는 ‘차트 분석’, 선택한 코인과 가장 유사하게 움직이는 코인이나 거시경제지표를 보여주는 ‘커플링’,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투자자 움직임을 알려주는 ‘고래24h’ 등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8호 (2023.03.01~2023.03.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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