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세차익 아닌 권력형 토건비리"…연일 '울산 땅' 의혹 정조준
"정통보수 행보 보인 것은 金·安 중에 金"…결선서 연대 가능성 시사
국민의힘 황교안 당대표 후보 기자회견 |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일 경쟁 주자인 김기현 후보의 '울산 땅' 의혹을 겨냥, "큰 흠을 가지고 출발하면 우리 당은 금방 무너지고 또 비상대책위원회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황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단순한 시세차익 문제가 아니라 권력이 개입된 권력형 토건 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황 후보는 "김 후보 땅을 지나가는 KTX 역세권 연결도로는 3가지 원안에 없던 것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라며 "(기존) 3가지 안이 다 사라져버리고 김 후보의 땅으로 들어가는 별도의 안이 채택된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김 후보와 해당 토지를 거래한 A씨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제기했다.
황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는 교회 지인의 사업이 어려워져 매입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등기부상 보면 A씨가 1998년 1월 31일 원소유자와 매매계약 후 같은 해 2월 10일 등기를 마친다"며 "김 후보는 A씨가 등기 변경한 바로 다음 날인 2월 11일 A씨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것부터 석연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후 (김 후보가) 울산시장으로 재직시 재개발 사업 조합장, 삼곡지구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며 "현재 A씨는 부동산 매매와 경매 개발사업을 하는 1인 회사 대표로서 법인 등기부에 등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견발표하는 황교안 당 대표 후보 |
그는 "IMF 외환위기 때 은행 대출은 원천 불가한 상황에서 오로지 현금 2억1천만원을 지불해 김 후보자 말대로 별로 쓸모없는 임야를 매입했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이 정도 돈이면 서울 소재 아파트 3채를 매입할 수 있는 큰돈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흙수저 출신으로 서민 삶에 공감한다는 김 후보가 서민들이 죽어나는, 나라 경제가 무너진 시기에 쓸모없는 땅을 큰돈으로 매입했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가 해당 땅에 대해 "고압 송전탑이 있는 비탈진 산지"라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황 후보는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황 후보는 "고압선은 김 후보 땅의 맨 꼭대기 부분만 아주 살짝 걸쳐 있어서 거의 쓸 (수 있는) 땅은 다 피해간다"며 "위성지도로 보면 송전탑의 회선이 급격히 꺾인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확인해보겠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도로계획이 변경된 것은 (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시장 때라고 했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박맹우 시장 때 변경됐다"며 "또 거짓말한 것"이라고도 했다.
시세차익에 대해선 "김 후보 땅 바로 옆 땅이 2016년에 평당 43만원에 팔렸다. 김 후보 땅은 7년 전 땅값으로 쳐도 이미 155억원 수준"이라고 했다.
황 후보는 기자회견에선 시종일관 김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지만 '김기현·안철수 후보가 결선에 가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엔 "그동안 정치적 행보를 보면 그래도 보수우파·정통보수에 가까운 행보를 보인 것은 김 후보 아닌가. 이것은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연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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