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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퀸’ 유효주 “KLPGA 투어 최고령 선수 되는 것 목표”(인터뷰)

이데일리 주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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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퀸’ 유효주 “KLPGA 투어 최고령 선수 되는 것 목표”(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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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LPGA 투어 104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
“시드전 열린 11월 쇼핑·맛있는 것 먹으며 ‘소확행’”
밝은 에너지 뿜어내지만…골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2승 위해 겨울 동안 체력 훈련 집중”
유효주(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유효주(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저의 가장 소중한 목표는 투어를 오래 뛰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빗속 혈투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기다리던 첫 우승을 따낸 유효주(26)는 울지 않았다. 대신 우승 확정 순간부터 공식 인터뷰까지 내내 생글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런 유효주에게 ‘스마일 퀸’이라는 애칭이 붙었다. 정교한 아이언 샷과 팬들을 기분 좋게 하는 미소로 은퇴한 김하늘을 연상케 하는 유효주는 “‘스마일 퀸’이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방긋 웃었다.

유효주에게 목표를 물으면 “늘 밝은 모습으로 팬들께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 드리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가 생각하는 성적 이상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투어에서 오래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로 남는 게 목표다. 결혼 후 육아를 하며 투어 생활을 이어가는 안선주나 17년 동안 K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은퇴한 홍란을 롤모델로 삼은 이유다.

첫 우승은 104번째 도전 만에 일군 성과였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우승으로 2024년까지 투어카드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우승 전까지 상금 랭킹이 87위로 밀려 있던 그는 60위 이내 들지 못하면 꼼짝없이 시드전으로 나가야 할 판이었다. 유효주는 대회를 세 개밖에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극적으로 차지한 우승으로 시드전 걱정을 덜게 됐다.

사실 유효주는 누구보다 시드전을 많이 치러온 선수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2년 차였던 2018년 부진해 투어카드를 잃었다. 이후 4년 연속 지옥의 시드전 응시가 이어졌다. 지난해는 예년과 달랐다. 평소같으면 시드전을 치렀을 11월 중순에 ‘소확행’을 즐겼다. 유효주는 “어머니와 쇼핑하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녔다”면서 “항상 시드전이 열리는 무안에 가 있었는데 작년에는 무안에 가지 않아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행복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유효주(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유효주(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유효주에게도 좌절의 순간이 있었다. 유효주는 “골프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드림투어(2부)를 뛰면서 어깨 부상이 왔을 때는 ‘그만둬야 하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고,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심하게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4년 전 마지막이라고 마음먹고 떠난 전지훈련은 골프에 대한 즐거움을 깨닫는 전환점이 됐다. 유효주는 “‘내년에는 전지훈련을 오지 않겠지?’라고 생각하니 그 순간이 소중했고 오히려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고 떠올렸다. 대회장 주변의 맛집, 디저트 카페를 찾아다니는 등 골프 외의 즐거움을 찾다 보니 성적도 동반 상승했다.

유효주는 “첫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에 대한 욕심과 부담감이 자꾸 생긴다”고 솔직히 터놨다. 이번 겨울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훈련에 집중한 이유다. 168cm의 큰 키에 마른 몸 때문인지 여름이 되면 체력에 한계를 느껴서다. 그는 “근육이 잘 붙지 않고 오히려 빠지는 스타일이라 특히 운동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유효주는 지난해는 기다리던 첫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지만, 시즌 중반까지는 장기인 아이언 샷의 날이 서지 않아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고 자평했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유효주는 “즐겁게 투어를 뛰면서 좋은 결과까지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왕이면 메이저 우승도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 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의 유효주.(사진=KLPGA 제공)

지난해 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 우승 후 공식 인터뷰에서의 유효주.(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