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된 선박으로부터 구조된 난민들이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리아 주(州) 동쪽 해안 쿠트로 부근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있다. 이탈리아 당국에 따르면 이날 난민과 이주민을 태운 목선이 난파해 최소 59명이 사망했으며, 부서진 선박에서 해변까지 헤엄쳐 도달한 이들 중 최소 81명이 생존했다. [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탈리아 해안에서 난민을 태운 선박이 난파돼 최소 59명이 숨졌다.
26일(현지시간) 완다 페로 이탈리아 내부무 차관은 이날 오전 난민과 이주민을 태운 목선이 서남부 칼라브리아주 크로토네시 해안 부근에서 암초에 부딪혔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가 59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와 아기 12명이 포함됐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숨진 난민의 시신들은 해류에 휩쓸린 채 목선의 잔해와 함께 해변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토네시 측은 부서진 선박에서 생존한 이들은 최소 81명이며, 임시 대피소로 이동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생존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부서진 난민 선박에는 140∼150명 이상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박 탑승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작업의 진척에 따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탈리아 경찰과 해안경비대, 소방당국 등은 헬리콥터와 구명용 전동보트 등을 동원해 수색·구조 활동을 벌였으나 해안에 높은 파도가 일면서 수색 활동에 난항을 겪었다.
이탈리아 남부는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들어가려는 난민 선박들이 입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이번에 난파된 배가 따랐을 것으로 보이는 지중해 중부 항로는 선박 사고 위험이 자주 발생하는 경로로도 알려져 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지중해 중부에서 난민 선박 사고로 2만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탈리아는 국제구호단체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구조 활동 횟수를 1회로 제한하고 이주민 구조 후 지체 없이 지정된 항구로 향해야 하며 구조선 운영 단체는 구조 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다수의 희생자가 나온 이날 사고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힌 뒤 난민 밀입국 사업을 벌이는 브로커 조직을 비판했다. 그는 밀입국 브로커들을 ‘인신매매범’이라고 부르면서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지불한 돈과 그들의 생명을 맞바꾼 것은 비인간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단속만으로는 근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야당인 오성운동 소속 라우라 페라라 유럽의회 의원은 성명에서 “밀입국 브로커들만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현재 유럽연합(EU)은 조국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