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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지진 난민' 유럽행 우려…그리스, 선제적 국경순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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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지원 부족하면 올봄 난민사태"

난민 풍선효과 예상…밀입국에 더 위험한 경로 이용될 수도

연합뉴스

위험천만한 지중해 항해 나선 이주민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그리스가 튀르키예, 시리아 강진 이재민의 밀입국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국경순찰을 강화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는 이달 초 지진 피해자를 주축으로 이주민이 새로이 쇄도할 것으로 보고 튀르키예와의 육지·해상 국경에 통제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리스는 내전이나 극단주의 세력의 인권 유린, 빈곤을 피해 중동 이주자들이 유럽연합(EU)으로 들어가는 주요 길목이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유럽의 이민 문제는 이달 6일 튀르키예 남동부, 시리아 북부를 폐허로 만든 강진으로 더 악화할 전망이다.

가디언은 지진 피해지역 지원이 부족하면 삶의 터전을 잃고 노숙하는 이재민 중 일부가 봄부터 그리스에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노티스 마타라키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수백만명 이주는 해결책이 아니다"며 긴급지원으로 난민사태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타라키 장관은 순찰 강화 등 비상대책 시행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국경을 감시할 시설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4일 EU 15개국 장관이 참석한 국경관리 회의에서 EU가 지원하든 말든 육상에 국경장벽을 증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길이 35㎞, 높이 5m에 이르는 튀르키예와의 국경장벽의 규모를 2배로 키우는 방안을 추진한다.

마타라키 장관은 "(동북부에서 튀르키예와의 경계를 이루는) 에브로스강 전체를 따라 장벽을 확장해 유럽 대륙을 불법 유입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대규모 난민사태가 불거진 2015년께보다 훨씬 엄격한 이민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권은 전임자인 알렉시스 치프라스의 좌파 정권보다 미등록 이주민에게 강경하다.

접경지에서 난민을 추방하는 방안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질 정도라서 EU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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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난민이 주요 EU 진입로인 그리스
[구글지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스와 터키 사이 에게해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 중동 이주자들이 더 위험한 항로를 선택해 이탈리아로 갈 수 있다.

유럽행 중동 이민자들은 고무보트나 목선 등 부실하고 작은 선박에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몸을 싣고 목숨을 걸고 이주를 시도한다.

이날 이탈리아 서남부 칼라브라이주 동쪽 해안에서 난파해 최소 59명이 숨진 이주민 선박도 터키 해안에서 출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U는 난민사태 우려의 최전선에 있는 그리스가 이주민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다른 회원국보다 많은 재정을 지원해왔다.

그리스를 비롯해 외부 국경을 맞댄 EU 15개국의 장관은 지난주 회의에서 제3국에 난민을 수용할 협약, 국경통제 시설 증축을 위한 추가 재정지원 등을 촉구했다.

마타라키 장관은 "EU가 어떤 종류의 이민정책, 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국경통제를 원하는지 결정해야 할 중대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가 필요한 이들에게 망명을 허용해야 하는 것은 명확하지만 질서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며 "밀입국 알선 업자들이 우리 사회에 있는 삶의 터전을 팔아먹는데 그 대상은 가장 보호가 필요한 이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수수료를 주는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이주자들이 점점 더 위험천만한 항해에 나서는 배경에는 인도주의 위기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민자들을 모집하는 밀입국 업자들의 장삿속이 있다는 주장은 유럽 내에서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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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밀려나 튀르키예로 돌아온 이주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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