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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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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골공원’ 담장 허물고 열린 공간되나…3·1절 맞아 공원 성역화 추진위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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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팔각정 모습. 종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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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탑골공원 주변의 담장을 허무는 방안이 추진된다. 폐쇄된 공간을 개방해 다양한 연령대가 이용하는 공원으로 재구조화하기 위한 것이다.

종로구는 다음 달 1일 오후 탑골공원에서 3·1절 기념식과 함께 공원 성역화를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 발기인 대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종교 지도자가 중심이 됐던 3·1운동을 되새겨 불교·개신교·천주교·유교·원불교·천도교·민족종교협의회 등 7대 종단이 참여하는 기념식에서는 태극기 행진, 군악대 연주, 독립선언서 낭독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 독립운동가 이강 선생의 증손자 이종찬씨가 탑골공원 성역화를 위한 추진위 발기인 대표로 대회사를,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이 발기인 대회 선언문을 발표한다.

1919년 3월1일 탑골공원에 모인 군중 사이로 민족대표 33인이 조선의 독립 당위성을 밝힌 기미독립선언서가 낭독되면서 3·1운동이 전국으로 퍼졌다.

종로구는 이 같은 역사성을 가졌고 국보 원각사지 10층 석탑, 보물 원각사비가 위치한 탑골공원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서울 도심에 조성된 첫 근대식 공원인데도 주위를 둘러싼 담장으로 인해 외부와 단절된 섬처럼 갇힌 공간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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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의 입구인 삼일문 모습. 종로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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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파고다 공원이었으나 탑이 있는 지역 일대를 ‘탑동’ ‘탑골’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탑동공원’ ‘탑골공원’이라고 하면서 1992년 공식 이름이 바뀌었다.

1967년에는 현대화 차원에서 공원 주변으로 상가 건물인 ‘파고다 아케이드’가 건설됐다가 문화재 경관을 망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83년 철거됐다. 하지만 공원의 경계에 담장이 남게 됐고, 주변으로 무허가 좌판 등이 설치되면서 관리가 어려워진 상태다.

특히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 원각사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이 급증한 이후 고령층의 공간이 됐다. 지하철 1·3·5호선이 지나 무임승차를 이용하면 어디서나 찾기가 쉽다. 인근에 저렴한 식당과 이용원이 많고, 담장 주변으로 장기를 두는 노인들도 많아 평소 수백 명의 구경 인파가 모인다.

종로구는 담장을 허물고 원각사지 10층 석탑의 보호각도 제거해 폐쇄적인 공간을 다양한 연령대가 올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용객 연령층을 확대하기 위해 공간 구조를 바꾸는 것이 골자이지만 문화재청과 서울시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3·1 만세운동이 시작된 탑골공원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민족정신과 역사성을 투영한 탑골공원 성역화를 추진해 모두에게 열린 공원으로 다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다음 달 1일 추진위원회 결성을 계기로 종교계 등과도 협의해 탑골공원 정체성을 회복하는 성역화 작업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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