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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관광지 돌면서 역량강화?…구미시의원 ‘외유성 출장’ 논란

매일경제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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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관광지 돌면서 역량강화?…구미시의원 ‘외유성 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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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구미시의회 의원 22명이 5년 만에 해외연수를 떠난 데 대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 역량 강화 등의 명분을 내걸고 해외 관광지를 돌아다닌 것은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26일 구미시의회가 공개한 공무국외출장계획서에 따르면 최근 시의원 22명은 일본과 호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일본을 다녀왔다. 기획예산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로 떠났다.

앞서 구미YMCA가 제기한 ‘구미시의회 해외연수보고서 베끼기’ 파문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의원들의 해외연수가 중단된 지 5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출장 목적은 산업건설위원회 위원들의 경우 “지역사회의 발전을 모색하고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시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의정활동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호주로 간 기획행정위원회 위원들은 “역량강화를 위해 행정, 문화관광,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호주 시드니 지역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구미YMCA는 산업건설위원회의 해외연수 방문지에 포함된 일본의 노보리베츠, 시라오이, 삿포로는 홋카이도 지역의 대표적인 겨울 온천관광지임에도 일정표에는 ‘온천’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온천관광지에서 온천도 탐방하지 않고 관광객 유치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호주행 연수도 아쿠아리움·동물원·영화관·테마파크·레스토랑 등이 즐비한 달링하버를 시작으로 탄광궤도열차·케이블카·스카이웨이가 있는 블루마운틴, 돌고래 크루즈·사막의 모래언덕 썰매로 유명한 포트스테판이 포함돼 있다.

구미YMCA는 “호주행 연수도 외유성 출장이라고 짐작할 만한 장소들로 가득 차 있다”며 “모래사막도, 돌고래도 없는 구미에 어떻게 벤치마킹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해외연수 심사위원회에서 보완사항으로 지적된 의원 및 직원의 세부업무 분장 계획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직원 세부업무분장계획은 공개하지 않았고, 의원별 업무 분장은 ‘방문지별 사례조사 및 시정 발전방향 연구·검토’ 한 줄 밖에 없다.


구미YMCA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연구할지 사전조사나 반영에 대한 준비계획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시의원 해외연수에 해당 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의회사무국 공무원들이 동행하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번 연수에는 총25명의 의원 중 22명이 참가하였고, 의회사무국 공무원 13명이 동행한다. 해외연수에 의원당 351만원, 의회 사무국 직원까지 합해 총 1억2000만원의 주민 혈세가 지급된다.

구미YMCA는 “방문 위주의 단체연수 관행을 없애고 필요하다면 시의정에 반영할 구체적 목표를 먼저 세우고 소수의 인원으로 팀을 꾸려 그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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