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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만명 숨지고 7.5억명 확진…인류 '승리의 날' 머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안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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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만명 숨지고 7.5억명 확진…인류 '승리의 날'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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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편집자주] 2020년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한지 3년이 지났다. 이제 전 세계를 괴롭힌 이 바이러스는 눈에 띄게 힘을 잃었다. WHO의 비상사태 종료 선언이 유력한 오는 4월은 팬데믹(대규모 유행)의 끝이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 출발선에 섰지만 3년의 팬데믹은 국내에서만 3000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3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방역정책과 백신·치료제 개발의 시행착오가 발생했다. 진단키트를 중심으로 팬데믹에서 기회를 잡은 바이오산업은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엔데믹의 시작은 보건·의료·산업 전반의 '리셋'이기도 한 셈이다. 팬데믹 3년의 명암을 짚어보고 엔데믹의 미래를 내다본다.

[MT리포트]팬데믹 3년, 엔데믹이 보인다①


"지난 몇 주간 우리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습니다. 이 병원체는 전례가 없는 발병으로 확대됐습니다."

2020년 1월 30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코로나19에 대해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이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같은 날, 우리나라에선 해외유입 확진자에 의해 감염된 첫 국내 발생 확진자가 나왔다. 팬데믹(대규모 유행)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2023년 2월 16일 현재, WHO는 오는 4월 열릴 긴급 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비상사태 해제 결정을 내릴 것이 유력하다. 미국과 일본은 오는 5월 자체적으로 코로나19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종료한다고 못박은 상태다. 우리나라는 WHO의 비상사태 해제 선언을 가정하고 방역 완화 준비에 나섰다. 미증유의 감염병에 맞선 인류의 '브이 데이(V-day, 승리의 날)' 가 머지 않았다.

'브이 데이'의 임박은 일상 생활에서도 체감된다. 사실상의 '야간 통금'이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4월 해제된 것을 필두로 같은해 9월에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됐고 올해 1월에는 대중교통과 의료시설 등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까지 사라졌다. 그 사이 하루에 60만명 이상씩 나오던 신규확진자 수는 1만명대로 수직낙하했다. 한때 2%에 육박한 코로나19 치명률은 바이러스 자체의 독성 약화와 백신 접종 국면을 타고 이제 0.1%수준이다.


치명률이 0.1% 밑으로 내려가는 코로나19는 '감기 처럼' 관리해도 된다는게 의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년 팬데믹 시대가 끝나고 모든 방역 의무를 해제한 채 일상의 의료체계로 코로나19를 관리하는 이른바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엔데믹이 시작하는 단계라고 봐야할 것 같다"며 "앞으로 몇 번의 유행이 반복은 되겠지만 그 규모가 그 동안의 유행보다 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새로운 시작이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위협의 끝은 아니라고 의료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이제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코로나19가 또 다른 변이 과정을 거쳐 치명률을 오히려 더 키울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제 2의 코로나19 발생으로 또다시 장기간의 팬데믹 시대가 도래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송창선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장은 "급격한 인구 증가에 기후변화까지 맞물리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은 더 자주, 넓게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그래서 엔데믹은 일상에서의 코로나19 관리와 '미지의 질병(Disease-X)' 도래에 대한 준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는데서 부터 엔데믹 시대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브이 데이'가 목전이지만, 코로나19가 남긴 상처는 크다. 우리나라에서만 3000만명 이상이 확진됐고 이 가운데 3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7억5000만명이 확진됐고 700만명 가량이 사망했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추산조차 불가능하다.

우선, 코로나19를 막기위해 시행된 방역정책의 허점이 무엇이었는지 곱씹어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회적거리두기 등 국민 삶을 통제하는 방역정책은 불가피했지만, 백신 접종과정에서의 지나친 관여와 통제는 또 다른 감염병 위기가 올 때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에 의해 효력이 정지됐던 방역패스가 대표적이다.

지나친 접종 독려와 맞물려 원치않은 백신 피해도 발생했다. 김두경 코로나19 백신피해자 가족 협의회 회장은 "우리는 처음부터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며 "믿고 백신을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두형 영남대학교 약리학교실 교수는 "접종 정책과 맞물려 백신 불신 풍조도 늘었다"며 "피해 인과관계를 확인해 백신 불신을 해소하고, 또 다른 감염병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치료제 개발 선순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국내 바이오업계는 발빠르게 세계 백신 OEM(주문자위탁생산)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했지만, 자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는 뒤처졌다. 개발에 대한 국가 지원도 늦어 수많은 개발 실패사례가 나왔고 이는 주식시장 혼란으로도 연결됐다.

발빠른 글로벌 감염병 감시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검사·추적·치료' 등 사후대응 체계는 잘 갖춰뒀지만 아직 세계 각지에서 출현하는 감염병 감시와 인지를 위한 컨트롤타워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수많은 허점을 노출한 WHO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게 보건의료계 시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온스의 예방이 1파운드의 치료보다 낫다는 영국 속담이 있듯이 대비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가 감염병 대응은 강한데 대비에는 아직까지 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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