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권성동, 잠행 깨고 與 전대 합동연설회 참석
충청권 연설회장 북새통…안전사고 우려도
국민의힘 당 대표 TV토론회를 두고 여당 안팎에서 혹평이 난무하고 있다.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후보(왼쪽부터).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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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 관계자도 혀 내두른 與 당대표 '입씨름' 토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를 두고 여당 안팎에서 혹평이 난무하던데,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지난 22일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4인방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후보는 세 번째 TV 토론회를 했어. 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영향 때문인지, 후보들은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신경전을 벌였지. 본 경기는 토론회의 백미라고 일컬어지는 주도권 토론이었는데, 후보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건 물론인 데다 상대 후보를 대놓고 비꼬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포착됐어. 나아가 법적 책임, 정계은퇴, 내부총질이라는 표현이 서슴없이 오가기도 했지.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이건 아닌데'라는 반응을 내놨어. 몇몇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공통으로 몇 가지 장면을 꼽더라고.
-하지만 이는 김 후보의 자충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어. 김 후보는 그동안 안 후보의 정체성과 관련해 여러 공격을 펼쳤었는데, 자칫 '뿌리를 보수 정당에 두지 않았던 사람은 국민의힘 편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였지. 동시에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더라고.
김 후보가 '울산 KTX 역세권 연결 도로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해명한 것을 두고 여당 안팎에선 '감정선'이 무너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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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후보에 대해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있었어. 황 후보는 TV토론회 초반에 '총선 승리의 장애물을 꼽아달라'는 사회자의 질의에 "종북좌파"라고 답했어. 당시 황 후보는 "'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패망하게 하고, 그 책임을 황교안에게 뒤집어씌워라'라고 북한의 통일전선부에서 지시했다고 한다. 저는 반드시 이겨내겠다"라고 말했지.
-이를 본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혀를 찼다고 해. 황 후보의 주장이 설령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내년 총선 핵심 의제가 될 수는 없다는 비판이었지. 다른 후보들은 "안일함" "당내 통합" "낙하산 공천 방지" 등을 내세웠는데, 이와 비교해 보면 황 후보 홀로 외딴섬에 있는 것 같다는 이미지를 줬다는 의견도 있었어.
-당시 토론회 구도를 보면 황교안·천하람 후보가 연대해 김기현 후보를 공략하는 모양새였지. 김 후보로서는 같은 당 동지들이 야권에서 제기했던 의혹을 자신의 공격 소재로 삼은 만큼 섭섭한 감정이 없지 않았을 거라고 해. 하지만 공세를 받아내는 김 후보의 모습은 아마추어였다고 입을 모으더라고.
-김 후보는 황 후보가 KTX 의혹을 재차 제기하자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셨으니 선거에서 참패한 것"이라고 말했어. 황 후보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있으면서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크게 졌던 때를 언급한 거지.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후보로서는 자꾸 울산 KTX 의혹을 언급하는 황 후보가 미웠을 터"라면서도 "반박하면 될 일이지 아무 상관 없는 총선 이야기를 꺼내 황 후보를 조롱한 건 김 후보의 감정선이 무너졌다는 것으로 밖에 보일 수 없다"고 비판했어.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TV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이날 천 후보가 황 후보와 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 후보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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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가 천 후보를 향해 "예의를 갖춰라"라고 한 대목에 대해선 탄식이 나왔다고 하더라고. 앞서 천 후보는 황 후보에게 울산 KTX 의혹을 질의하며 '진상 규명'에 대한 황 후보의 공감대를 이끌어냈어. 천 후보가 황 후보와 연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김 후보는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지. 당시 김 후보는 "미래가 촉망되는 정치인이라고 인식했는데 오늘 질문을 하는 걸 보니 자신이 없는 모양"이라며 "나한테 질문하면 될 일을 자신이 없으니까 빗대서 하면 청년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고 말씀드린다"고 지적했어.
-당 대표 후보 마지막 토론회는 오는 3월 3일 예정돼 있어. 마지막 토론회인 만큼 후보들이 호평받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어보자고.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잠행을 이어가던 '윤핵관' 권성동 의원이 23일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했다. 권 의원이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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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권성동 "지지하는 후보 없다"
-23일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권성동 의원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며? 권 의원이 전당대회 관련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야. 권 의원은 '윤핵관 4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야. 그런데 지난 1월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이후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어. 김기현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도 하지 않아서 의구심을 자아냈지. 이번에도 지지 선언은 없었지?
-권 의원은 전당대회에 관련한 발언은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 등 현안에 관한 발언은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으로 개진해왔어. 그런 점과 비교해도 전당대회 관련 발언을 삼가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 김 후보 측 입장이 있나?
-김 후보 측은 앞서 관련 질의가 있을 때마다 권 의원이 물밑에서 지원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어. 그런데 이날 권 의원은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조직을 만들었는데 10개 이상이라 각자 알아서 하라고 했다"며 "누구는 여기를 돕고, 누구는 다른 후보를 돕고 있다"고 말했어. 취재진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다시 물어도 "내 마음속 지지 후보는 있다" 정도로만 답했어. 그리고 김 후보의 연설 차례가 오기 전에 자리를 떴지.
-반면 이날 연설회가 끝난 뒤 김 후보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의에 "(권 의원과) 오래전부터 긴밀한 협조관계"라고 답했지. 연설에서도 '강원도 의원'을 띄웠어. 그는 "요즘 강원도가 잘 나갈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윤 대통령의 외가가 강원도고, 윤 대통령과 친한 측근 의원이 어디에 제일 많나"라고 말했어.
-권 의원과 동해가 지역구인 이철규 의원을 의미하는 발언이었어. 그러면서 "저는 윤 대통령과 함께 손잡고 윤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강원도 의원들과 손잡고 강원도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말했지. 권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낸 셈이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안철수 당대표 후보와 인사하는 모습. 권 의원은 지지하는 후보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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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권 의원 측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에도 언론 공지를 통해 "전당대회와 관련해 지지 후보 등 입장을 묻는 분들이 많다"며 "대통령 측근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체의 발언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정운영과 전당대회에 부담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어.
-사실상 김 후보 지지에는 선을 그은 거라고 봐야해. 합동연설회 다음날인 24일에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당 대표를 꿈꾸다 포기한 사람으로서 제가 어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어. 그러면서 "당의 화합이나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원으로서 당연한 의무"라며 "(차기 지도부에서) 특별한 역할이 주어지든 안 주어지든 간에 중진의원으로서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어.
-권 의원의 행보는 친윤계 의원들이 김 후보를 적극 지원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 많은 의구심을 자아냈어. 특히 또 다른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김 후보와 '김장연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발언했던 것과는 상반됐지. 권 의원은 장 의원과 불화설이 꾸준히 제기돼 왔어. 어떤 관련이 있다고 봐야 할까?
-글쎄.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준비해왔던 권 의원은 어떤 이유로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윤계에서 친윤 후보로 김 의원으로 교통정리를 한 것 아니겠나라는 해석도 나왔어. 이후 권 의원이 물밑에서 김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냐는 설도 있었어. 반대로 교통정리 과정에서 권 의원이 마음이 많이 상해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설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권 의원과 달리 장 의원은 "차기 당 지도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당직도 맡지 않겠다"며 잠행 중이야. '윤핵관'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야.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실에서도 윤핵관이 자꾸 언급되는 데에 부담을 느꼈다는 말이 나왔어. 지난 14일 지역구가 있는 부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도 참여하지 않았어. 장 의원은 그동안 전당대회에 관해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거든. 특히 나경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과정에서 앞장서서 맹비난하며 큰 반감을 샀어.
-어쨌든 권 의원은 친윤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궁금해. 앞으로도 일체 전대 관련 발언을 삼가고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지, 아니면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목소리를 낼지 잘 지켜보자고.
황교안, 안철수, 천하람,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21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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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전 합동연설회 북새통…성일종 '특별대우' 거부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3·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앞으로 두 차례 남았어. 다음 주 28일 대구·경북(TK)과 다음 달 2일 서울·수도권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에도 강원과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열렸는데, 당 대표 후보들의 '중원' 싸움이 치열했다며?
-지난 21일 대전시 동구 대전대학교에서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가 열렸어. 당 지도부와 당 대표 후보·최고위원후보·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집결했어. 당권주자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충청과 인연을 강조하며 당심 잡기에 열중했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김 후보는 '울산 땅 투기' 의혹으로 경쟁 후보들로부터 거센 공세를 받기도 했어.
-연설회장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면서?
-맞아. 국민의힘 추산 3000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이날 연설회장에 몰렸어. 오후 2시 연설회가 시작하기 전 행사장에 출입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어. 한 중년 여성은 "밀지 마세요"라고 소리치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어. 사상 초유의 압사 사고였던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어.
21일 오후 대전 동구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지역 합동연설회장은 각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과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연설회장으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컸다. /신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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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 가운데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었어. 당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 성 의장은 길을 트려는 보좌진들을 제지하며 자신의 입장 차례를 기다렸어. 특별 대우와 패스트 트랙을 거부한 셈이야. 현역 의원 신분을 앞세워 사람들을 물리치고 먼저 입장할 수도 있었지만, 인파 속에 몸을 맡기더라고.(웃음)
-연설회장 1층에는 자리가 없다며 2층으로 진입하려는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이 있었어. 2층 출입구에서 바리케이드를 막은 통제 요원은 1층으로 유도했는데, 이들은 막무가내로 2층에 들어가겠다고 버텼어. 통제요원과 이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갔어. 통제요원은 인파에 밀려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어.
-다음 주 열릴 TK 지역과 수도권 합동연설회 때는 더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국민의힘 TK 지역 당원은 21.03%, 수도권은 37.39%로, 다른 지역보다 비중이 커. 당과 각 당원협의회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발의 준비와 주의를 기울였으면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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