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포·면책특권도 넘사벽이지만 직업으로서의 국회의원은 단언컨대 최고다. 우선 대한민국에서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예외인 유일한 집단이다. 툭하면 국회 문을 닫고 무위도식해도 매달 1300만원대 혈세가 통장에 꽂힌다. 심지어 감옥에 갇혀도 상관없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때까진 꼬박꼬박 세비를 챙길 수 있다. 윤미향처럼 파렴치 범죄가 드러나도 금고 이상의 의원직 상실형만 피하면 4년 임기가 보장된다. 대통령·장관은 탄핵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은 탄핵도 못 시킨다. 이 정도 특혜를 누리면 국민에게 미안할 듯하다. 그렇다면 일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군 출신 의원들은 세비 외에 군인연금도 받아야 한다며 연금 셀프 입법을 시도하고, 본회의를 내팽개치고 외유를 떠나는 의원들만 넘쳐난다. 막말과 궤변은 다반사다. 이모(李某)와 이모(姨母)도 분간하지 못하고, 장관을 불러다 놓고선 적개심에 불타 "아주까리" 운운하며 깐죽대고,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하냐"는 상식 이하 질문까지 한다. 박범계가 한동훈에게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검사처럼 설명 말라"고 한 건 한심한 수준이다. 법무장관이 영장청구 당위성을 상세하게 밝히는 건 국회와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당연히 해야 할 업무다. 이렇게 하지 않는 게 직무유기다. 이런 비상식이 계속되니 세금만 축내는 깜냥도 안 되는 자격 미달 의원들을 확 줄이라는 공분이 커지는 것이다. 특권 폐지·국민소환제 도입을 통한 저질 의원 솎아내기도 시급하다.
그런데 "내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른다"는 국회의장에게 이런 국민적 분노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증원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놨다. 국민 울화통을 터트리려고 작정하지 않고선 이럴 수 없다. 의원 숫자를 반으로, 아니 3분의 1로 감축해도 나라 돌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되레 더 잘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동의 없는 의원 증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박봉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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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몸에는 푸른 피가 흐른다"는 국회의장에게 이런 국민적 분노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국회의원 정수를 300명에서 350명으로 증원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놨다. 국민 울화통을 터트리려고 작정하지 않고선 이럴 수 없다. 의원 숫자를 반으로, 아니 3분의 1로 감축해도 나라 돌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되레 더 잘 돌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국민 동의 없는 의원 증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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