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풍미한 '여성국극' 소재 인기 웹툰
여성 창작진·소리꾼 뭉쳐 창극으로 제작
남인우 연출 "여성의 성장·연대 매력 살릴 것"
이소연·조유아 더블 캐스팅…내달 17일 개막
국립창극단 신작 창극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윤정년 역의 단원 이소연, 조유아.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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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정년이’(글 서이레, 그림 나몬)는 1950년대를 풍미한 ‘여성국극’을 소재로 삼은 인기 웹툰이다.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과 소리꾼들의 성장과 연대를 그렸다. 2019년부터 4년간 연재되며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을 위해 공연계의 내로라 하는 여성 창작진과 국립창극단 대표 단원들이 힘을 뭉쳤다. 23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남인우 연출은 “이 작품이 왜 젊은 여성에게 인기를 얻은 건지 고민했다”며 “웹툰과 다른 경험을 어떻게 하면 선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원작의 중심 소재인 여성국극은 소리·춤·연기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여성이 모든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 특징이다. 1950년 한국전쟁 직후 최고의 대중예술로 인기를 얻었으나 지금은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르가 됐다. 국립창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100여 년의 창극 역사 중 한 부분을 차지하는 여성국극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국극 무대에 담긴 여성 소리꾼들의 꿈을 향한 열망, 시대적 외침을 담아낸다는 각오다.
작품이 강조하는 것 또한 ‘여성들의 연대’다. 원작 웹툰에 대한 대중의 인기 요인이 곧 여성들의 연대에 있다는 생각에서다. 남 연출은 “이 작품의 매력은 여성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다뤘다는 점이고, 또한 악인이 없이 등장인물 모두가 서로 연대한다는 점”이라며 “원작을 압축하는 과정에서 이야기 등의 변화는 피할 수 없겠지만, 원작의 이러한 매력은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창극단 신작 창극 ‘정년이’ 제작발표회가 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윤정년 역의 단원 조유아, 이소연, 남인우 연출, 이자람 음악감독, 채공선 역의 단원 김금미.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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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은 만화적인 음악으로 극에 재미를 더한다. 이 음악감독은 “만화를 읽을 때 상상력이 발휘되는 것처럼 판소리 또한 소리를 통해 상상력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며 “만화 같은 장면을 입체적인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윤정년 역에는 국립창극단 대표 단원 이소연, 조유아가 더블 캐스팅됐다. 두 사람 모두 극 중 윤정년을 보면서 창극단 입단 이전의 자신을 떠올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소연은 “그림으로 보며 상상한 캐릭터가 무대에서 실현됐을 때의 신비한 경험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유아는 “저 역시 진도에서 태어나 정년이처럼 목포에서 학교를 나왔다”며 “웹툰에서는 보여주지 못한 정년이의 생생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년이’는 원작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개막을 두 달 앞두고 전 좌석이 조기 매진돼 3회 공연을 추가로 편성했다. 국립극장 측은 “글과 그림으로 표현됐던 원작 속 캐릭터들이 진짜 소리를 만나 또 다른 차원의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소연, 조유아 외에도 왕윤정, 김우정, 김금미, 정미정, 허애선, 서정금, 김미진, 이연주, 민은경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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