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끼리 화해하겠다는데…" 5·18 단체 비판 여론 맞대응

특전사동지회도 3공수 대대장 전언 소개하며 진정성 호소

5·18 부상자회·공로자회 기자간담회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23일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서 5·18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이 특전사회초청 행사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2.23 iny@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특전사동지회 초청 행사를 주최한 5·18 일부 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는 연일 이어지는 비판 여론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 스스로 나선 것"이라고 자평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23일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에 위치한 단체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가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데 왜 반대하는지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5·18 정신 계승 사업을 하겠다"며 "43년간 해결되지 못한 그 날의 진상 규명을 위해 공법단체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활동 중인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대해서도 "곧 활동 기간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성과를 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반대하는) 분위기라면 계엄군이 고백해봤자 죄인이 되는데 어떻게 나서겠느냐"며 "조사자와 피조사자 관계로는 안 된다. 화해하고 포용하고 스스럼없이 지내다 보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엄군 군복을 입고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것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특전사복을 입어야 1980년 진압군의 상징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그들이 묘지를 참배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비판 여론을 주도하는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광주 문제 해결을 위한 5대 원칙(진상규명·책임자 처벌·배상·명예 회복·정신 계승을 위한 기념사업)을 위해 무슨 도움을 줬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5·18 전야제 등 관련 행사에 해마다 억대 예산이 투입되는데 5대 원칙 해결에 접근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5·18 전야제 등 올해 5·18 시민 행사에 두 단체를 제외해야 한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배제한다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면서도 "불필요한 행사를 모두 없애고 오직 5대 문제 해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 단체와 특전사동지회간 교류의 계기를 마련한 특전사동지회 광주지부 임성록 고문도 만남의 배경에 관해 설명하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임 고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18 단체를 찾아 나선 것은 자신이 상관으로 모셨던 고(故) 김완배 준장의 유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5·18 당시 진압군인 3공수여단 12대대장을 지낸 고(故) 김완배 전 준장은 "특전사가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비난만 받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며 "광주 사람들도 빨갱이가 아니었다. 서로 오해를 풀기 위해 5·18 관련 단체와 교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게 임 고문의 설명이다.

평소 김 전 준장이 밝히지 못한 속내를 임 고문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임종 직전에 나온 양심 고백이나 유언의 성격은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이 말에 공감한 임 고문은 상당 기간 5·18 관련자들과 접촉을 시도하다 지난해 5·18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을 만날 수 있었고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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