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 대사
개전 1주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연합뉴스와의 일문일답에서 한 말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현 러시아)에서 독립할 당시 소련제 핵무기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1994년 미국·영국 등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다짐을 받고서 해당 핵무기를 러시아에 반환하고 스스로 비핵화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방위력이 급속히 약해지며 결국 러시아의 침공을 당러고 말았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오른쪽)가 22일 서울 용산구 대사관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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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6·25 기습남침을 저지른 북한과 여전히 대치하는 우리나라도 반드시 강력한 방위력을 갖추고 계속 유지해야만 독립과 번영을 이어갈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대목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2월24일)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1990년대 비핵화 결단을 후회하느냐’는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침공을 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핵무기 포기는 우리 스스로 한 선택이었고, 우리가 생존하고 발전해나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후회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어 “과거에 대해 추측을 늘어놓는 건 의미가 없다”며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핵 군축 및 비확산 체제의 핵심 원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다”는 말로 핵무기에 대한 미련은 없음을 강조했다.
얼마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북한이 러시아를 돕는 용병 집단에 로켓 등 무기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극력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연합뉴스 기자는 포노마렌코 대사의 견해를 물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 시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 대사관에서는 확인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은 북한의 장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의 활동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포착하면 즉각 한국 정부에 알리겠다는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2년 3월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포노마렌코 대사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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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마렌코 대사는 1972년생으로 올해 50세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한국에 부임해 당시 문재인 대통령한테 신임장을 제정했다. 주한 대사가 되기 전 우크라이나 외교부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 중국 상하이 주재 총영사 등을 지냈다. 개전 후 국내에서 반(反)러시아 여론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당시 대통령 후보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한국 국민들의 지지 의사를 전한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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