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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SM 흔든 얼라인, JB금융·SBS까지 전방위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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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금융지주 주주환원 확대 요구에 이어 방송사 지분을 사들이며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얼라인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지분 보유 사실만으로도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출렁이고 있다. 다음달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장사마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분위기다. 21일 거래소에 따르면 SBS 주가는 이틀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가 SBS 측과 주가 저평가 해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가가 반응한 것이다. SBS 주가는 전날 5.69%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8.77% 급등한 4만650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14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이달 들어서만 45% 이상 올랐다. 연초 이후로 보면 35%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가 SBS를 대표적인 저평가 주식으로 판단해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상승세에도 전날 종가로 계산한 SBS의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5배에 불과하다. SBS 주식의 가치가 여전히 장부가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광고 수익과 드라마 제작에 힘입어 실적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SBS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64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2020년 745억원, 2021년 1844억원에서 성장한 규모다.

얼라인 측도 최근 SBS가 영업이익 등 수익이 급증했지만 회사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저평가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얼라인은 "SBS 주식 보유 여부를 비롯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요동치자 이날 오후 공식입장을 내놨다.

얼라인 측은 자신들이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SBS 지분 일부에 투자 중이란 사실을 밝혔다. 얼라인 측은 "우호적으로 SBS 경영진에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고 인정했다. 얼라인은 다만 "에스엠, 은행주에서와는 달리 SBS의 이번 정기주주총회와 관련한 공개주주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당초 의도와 달리 지분 보유 사실이 갑작스럽게 알려지면서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SBS의 사례처럼 행동주의 펀드들이 주목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얼라인 등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가가 크게 출렁일 정도로 이들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SBS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 오스템임플란트, JB금융지주, BYC, 태광산업 등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한 종목 중 상당수는 여러 이슈를 양산하고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주가는 연초 이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 수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증가하며 영향력이 확대된 주요 요인으로 '5% 보고 의무 완화'와 '경영참여 펀드 규제 완화' 등을 꼽고 있다.

일각에선 행동주의 펀드들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진적 주주환원정책 도입에 앞장서왔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있는 데 반해 적은 지분율로 여론몰이를 하며 기업 경영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과도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요구로 인한 자금 유출 우려와 소수주주권 악용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1본부장은 "일반적으로 소수주주권은 공익권으로 전체 주주를 위한 목적으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지만 행동주의 펀드들이 활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주주제안권 등은 전체 주주, 즉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사용하기보다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강두순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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