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오토모티브’로 추격 레이스…美 AI반도체 기업 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암바렐라 자율주행차 반도체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자율주행차 반도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바렐라(Ambarella)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첨단 5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공정을 4나노까지 확대해 ‘오토모티브(자동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발판으로 파운드리 글로벌 선두업체인 대만의 TSMC를 맹렬히 추격하겠다는 복안이다.

21일 삼성전자는 첨단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암바렐라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팹리스)이다.

삼성전자가 생산하기로 한 반도체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암바렐라의 최신 SoC(System on Chip) ‘CV3-AD685’로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SoC는 전체 시스템을 칩 하나에 담은 기술집약적 반도체를 말한다. CV3-AD685는 암바렐라의 차세대 AI 엔진을 탑재해 카메라·레이더로 입력된 운전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한다.

삼성전자는 첨단 5nm 공정에 오토모티브 전용 설계자산(IP), 최신 공정, 패키징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 성능이 이전 제품에 비해 20배 이상 향상됐다는 것이다.

페르미 왕 암바렐라 사장은 “삼성전자의 검증된 오토모티브(자동차) 공정으로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과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성능과 전력 효율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있어 ‘회심의 카드’로 꼽힌다. 차량용 반도체는 급격한 성장세가 예견되는 분야다. 그렇기에 파운드리 선두기업인 TSMC를 추격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30년 이후 차량용 메모리가 서버,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글로벌 1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 역시 차량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14나노 공정에서 자동차용 솔루션 양산을 시작한 이후 8나노와 5나노 공정으로 확대했는데,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모바일 외에 고성능 컴퓨팅(HPC), 오토모티브, 5G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해 2027년까지 비(非) 모바일 사업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 불황기 속에서도 파운드리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규모는 지난해 1219억달러(약 159조원)에서 올해 1252억달러(약 162조원)로 2.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옴디아는 2023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파운드리 시장이 연평균 10.3%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27년까지 생산역량을 지난해보다 3.3배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고객사는 2019년 대비 2배로 늘었고, 2027년에는 5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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