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6G 관련 시장 전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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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000억원 규모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전제로 20일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발표했다. 긴축 재정 체제를 천명한 윤석열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중장기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해 네트워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연구개발(R&D) 사업 계획을 따로 마련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구체적인 배경에 이목이 쏠렸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 사전 브리핑을 진행했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이날 사전 브리핑 현장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작년 9월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과 과기정통부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요컨대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에서 미래 네트워크 기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과기정통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국민 삶을 바꿀 만한 혁신 서비스와 기기 산업이 성장해 네트워크 기술과 산업 발전을 촉진했다고 봤다.
향후 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하면서 디지털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프라 환경을 지속해서 고도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TeleGeography)에 따르면 오는 2027년 데이터 트래픽은 초당 1만7477테라비트(Tbps)로 2021년 대비 6배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단순 속도 향상을 넘어 저지연, 공간 확장, 보안 내재화, 에너지 절감 등 혁신을 통해 미래 네트워크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내다봤다. 앞서 국제연합(UN) 지정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전문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제시한 2030년 10대 미래 기술 동향 전망에 ‘인공지능 네이티브(AI Native)’, 에너지 효율 향상, 저지연, 보안·신뢰성 향상 등이 꼽혔다.
“범용 하드웨어와 개방형 소프트웨어 기술로 통신장비 시장 전환…클라우드 사업자가 통신 서비스 사업자로”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의 경쟁·협력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기업 고객에 특정 시설·건물 내 전용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망’ 형태로 이동통신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전용 하드웨어 장비를 활용하는 대신 클라우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구축·운영되는 인프라로 탈바꿈하고 있다.
김정삼 정책관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네트워크 인프라의 역할이 커지면서 통신 산업과 디지털 기술 산업 간 영역이 흐려지는 ‘빅 블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차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주된 역할이 단순 연결을 넘어 응용 서비스 제공으로 움직이고, 소프트웨어 기술 중심으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흐름이 확대돼,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 사업자가 통신 서비스 사업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기존 통신장비 제조 기업의 전용 하드웨어 기반 독점 기술 대신 x86 서버와 같은 범용 하드웨어 기반으로 무선접속 네트워크(RAN)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오픈랜(OpenRAN)’ 등 개방형 기술이 확산할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미국 이동통신사 디시네트워크(DISH Network)는 2021년 4월부터 5G 이동통신망에 오픈랜 기술을 적용해 왔고 일본의 NTT도코모 역시 2022년부터 상용 서비스에 오픈랜을 도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처럼 개방형 기술이 기존 통신 장비를 대체하는 흐름이 본격화할 전망이나, 국내 제조사의 오픈랜 등 개방형 기술 수요 대응 수준은 일부 기술을 확보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드웨어 중심 기술개발과 인프라 투자에서 벗어나 지능화, 가상화, 개방화 등 클라우드와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 네트워크 전환 흐름에 대응하는 노력이 중요한 만큼 이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중국·EU 디지털 산업 혁신·육성 전략기술로 통신 분야 꼽혀…”주도권 선점 경주 본격화”
첨단기술 분야가 동맹국 간 연대로 확대된 글로벌 패권경쟁과 산업을 넘어 안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는 공급망 문제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도 정부 차원의 전략 수립 배경으로 작용했다.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 상원 의회에서 첨단 기술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끝없는 프런티어 법(Endless Frontier Act)’이라는 혁신경쟁 촉진 법안이 발의됐고 중국에선 2020년 해외 시장을 유지하면서 내수 자립 경제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향을 담은 ‘쌍순환(双循环) 전략’이 나왔다. 유럽연합(EU)에서도 2030년을 겨냥해 유럽 디지털 정책 목표와 비전을 담은 ‘2030 디지털 컴퍼스(Digital Compass)’가 제안됐다. 과기정통부는 이 각국 정책이 통신 분야를 전략기술로 선정해 네트워크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기술패권 경쟁 핵심으로 떠올랐으며 이 분야 주도권 선점 경주가 본격화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김정삼 정책관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에 앞서 중국이 5G 이동통신 (기술 표준으로) 주도권을 갖고 시장을 확산한 경험을 바탕으로 6G 분야까지 주도하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미국이 견제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동통신 장비 시장이 오픈랜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6G 기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에 나서면서 우방국과 협력하고 정책 연합체를 구성해 출범한다는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 6G 기술 개발 착수 1~2년 앞당겨…예타 통과 추진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심화 시대를 뒷받침하고 네트워크 패러다임 변화와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 12월 발표된 기획재정부 ‘신성장 4.0 전략 추진계획’과 연계한 국가적 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었다고 봤다. 6G·위성·양자 등 차세대 네트워크 준비, 기존 네트워크 고도화, 전후방 네트워크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미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해 이번 K-네트워크 2030 전략에 담았다.
이 전략을 통해 2026년 6G 선행 기술(pre-6G 기술) 시연, 2027년 저궤도 통신위성 시험 발사와 2030년 국방 분야 통신위성 기술 확산, 오픈랜 장비·부품 기술 개발 투자와 2030년까지 강소 장비업체 20곳 육성, 2030년까지 네트워크 백본 전송용량 4배 확장과 해저케이블 용량 증설, 육양국 다변화, 올해 6월 이후 신축 건물 구내선 전면 광케이블 구축과 2024년 중 최신 와이파이 규격(Wi-Fi 7)으로 고도화 등을 목표로 삼았다.
과기정통부는 그간 6G 기술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설정했으나 국가 간 패권 경쟁 양상으로 기술 개발 시기가 1~2년 앞당겨져 상용화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대비해 기존 원천기술 중심 6G R&D와 별개로 기술 상용화에 초점을 맞춰 6000억원 규모 R&D 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추진 중이다.
구체적인 6G 상용화 시기에 관련 기술의 국제 표준화 일정, 통신 사업자의 사업 준비 상황, 정부 차원의 주파수 자원 확보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한다.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전략과 함께 소개된 ‘6G 기술개발 추진전략’ 내용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기존 5G Massive MIMO 대비 2배 수준의 전력 사용량으로 10배의 기지국 용량과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Extream Massive MIMO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3.5㎓(mid) 주파수 대역의 용량 한계와 28㎓(㎜Wave) 주파수 대역의 커버리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7~24㎓(upper-mid)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고대용량 커버리지 통신을 구현하는 6G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랜 패러다임에 대응해 소프트웨어 중심 6G 네트워크 기지국 기술을 개발하고 여기에 저전력·고효율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코어망 운영을 자동화하고 기지국·코어망 성능도 최적화한다.
아주경제=임민철 기자 im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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