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들 세뇌”…야동찍고 강간한 미국男 지지하는 10대, 영국 ‘발칵’

여성 혐오주의로 악명 높은 킥복서 출신 영국계 미국인 앤드루 테이트가 루마니아에서 인신매매와 강간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여성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영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가 영국 남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영국 학교에서 여성 혐오 범죄자로 악명이 높은 앤드루 테이트(37)를 옹호하는 의견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테이트는 최소 6명의 여성을 상대로 강간과 인신매매 등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2월 루마니아에서 체포된 인물이다.

자신을 여성혐오주의라라고 공언한 그는 킥복서로 활동하다 은퇴 후 성차별적인 내용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며 유명세를 탔다.

런던 인근 남학생 일부는 강간 피해 여성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테이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스트 런던에서 11~16세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 교사 클로에 스탠턴은 테이트를 동경하는 남학생이 한둘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달 전부터 수업시간에 남학생들이 ‘테이트’를 언급하면서 강간에 대해 일부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고 그는 토로했다.

미들랜드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네이선 로버스튼도 학생 상당수가 테이트를 롤모델로 꼽았다고 놀라워했다.

로버스튼은 심지어 일부 소년은 여성에게 어떠한 권리도 없다면서 ‘페미니즘’은 독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 등 극단적 주장을 내포하는 테이트의 말이 틱톡을 비롯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젊은 층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소년들 사이에서 남성성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남자의 독자적 역할과 우월성을 강조했던 테이트의 주장이 호응을 얻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테이트가 그동안 방송 등으로 많은 돈을 벌고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려왔다는 점도 소년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스탠턴은 “테이트가 한 세대의 소년들을 세뇌하고 있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라며 “그가 부자이기 때문에 더욱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영국 교육계는 이 같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런던 북동쪽에 있는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신뢰가 높은 교사를 중심으로 테이트의 사상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성폭행 범죄가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알리는 동시에 남자가 되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과 충실함 등의 자질을 갖추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방식이었다.

영국 전역의 다른 학군에서도 학교 차원에서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NYT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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