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입구 대전사로 들어서면 정면으로 우람하고 기묘한 바위 봉우리가 단번에 눈길을 잡는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왕산국립공원은 수도권에서 멀지만 빼어난 자연 풍광으로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청정한 공기와 다양한 트레킹 코스에 입을 즐겁게 할 맛집도 숨어 있다. 대중교통 여행객에게는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다. 청송군이 주민들의 교통비 절감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해부터 국내 최초로 시내버스(농어촌버스)를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
국내 최초 무료 시내버스... ‘청송버스’ 타고 주왕산행
주왕산을 여행할 때 개인은 승용차를 이용하고, 단체는 관광버스를 대절하는 게 대부분이다. 상대적으로 농어촌버스 이용객은 적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카드단말기가 없어 탈 때마다 현금(1,300원)을 내야 했고, 환승 할인도 적용되지 않았다.
올해 1월 1일부터 청송군이 농어촌버스 전면 무료화를 실시하며 이런 불평과 불만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운행 시간표는 진보·청송·주왕산터미널 및 청송군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산지행 버스는 1일 4회 운행하며 모두 주왕산을 경유한다.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무료 운행하는 청송 시내버스. 사과처럼 빨간색이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3대 바위산, 주왕산의 3개 트레킹 코스
주왕산은 바위 봉우리가 병풍을 친 것 같아서 석병산이라 했다가 신라 말부터 주왕이 은거했다는 전설에 주왕산으로 불렸다.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3대 바위산으로 꼽힌다. 주왕산터미널(상의주차장)에서 대전사로 들어서면 커다란 기암이 시선을 압도한다. 마치 고찰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보인다. 이곳에서 가벼운 트레킹을 즐길 여행객은 주왕계곡 코스, 등산을 할 사람은 주봉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절을 그냥 통과하더라도 문화재관람료 4,500원을 내야 한다.
주왕계곡의 시루봉. 눈길 닿는 곳마다 바위 절경이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왕산국립공원 용추협곡은 걷는 내내 기암 절경이다. 용추폭포(제1폭포)로 연결된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왕계곡 코스는 상의주차장에서 출발해 대전사, 용추폭포, 용연폭포를 거쳐 다시 상의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왕복 7.8㎞로, 3시간 30분~4시간이 걸린다. 경사가 거의 없는 쉬운 길이다.
청송군이 내세우는 관광 슬로건은 ‘산소카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맑고 청정한 공기, 멋진 경치, 경쾌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떡시루 또는 사람의 옆얼굴을 닮았다는 시루봉, 하늘을 찌를 듯한 절벽에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를 지나 기암괴석의 향연이 펼쳐지는 용추협곡으로 들어선다.
주왕계곡 용추폭포(제1폭포). 추위에 얼어붙었지만 멋스러움은 여전하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용추협곡 용연폭포(제3폭포). 웅장한 자태 그대로 얼어붙었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가장 깊은 오지, 1980년대까지 전기가 없던 내원마을은 흔적만 남기고 끝내 사라졌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룡소를 돌아 나온 계곡물이 돌 허리를 타고 쏟아지는 용추폭포(제1폭포)가 보인다. 추위에 얼어붙었지만 절경은 그대로다. 계곡물이 처마바위와 절구바위를 거쳐 낮은 암반을 타고 흐르는 절구폭포(제2폭포), 계곡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용연폭포(제3폭포)가 잇따라 나타난다. 세 곳의 하식동굴에 용이 살았다는 설화가 그럴듯하다.
주왕산국립공원 주봉코스는 시작부터 오르막이라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 중턱의 전망대에 오르면 주왕산의 바위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봉코스는 오르막길, 평탄한 길, 내리막길을 걷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상의주차장에서 출발해 주봉, 후리메기삼거리, 용추폭포를 거쳐 되돌아오는 10.1㎞ 코스로 4시간 30분~5시간가량 걸린다.
주봉마루길 안내판을 통과하면 2㎞의 계단과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천천히 올라 전망대에 도착하면 혈암, 장군봉, 기암, 연화봉, 병풍바위, 급수대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비경이 펼쳐진다. 주봉(720m)까지 오르면 힘든 만큼 휴식이 꿀맛이다. 하산길은 칼등고개갈림길, 후리메기삼거리를 거쳐 후리메기 입구까지 3.5㎞ 이어지는 급경사다. 서두르다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탐방로 주변 벗겨진 소나무 껍데기의 빗살무늬 상처가 눈에 밟힌다. 1960년대 주왕산의 많은 소나무가 송진을 채취한 후 원목으로 벌채됐다.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벌목은 중단됐지만 생채기는 지금까지 남았다. 자연 회복의 어려움과 강인한 생명력이 함께 느껴진다.
탐방로에서 본 소나무 생채기. 안타까움과 생명력이 함께 느껴진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등산을 마친 후 들른 수달래식당. 전통 방식으로 만들엇다는 청국장이 구수하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산지는 상의주차장에서 약 10㎞ 떨어져 있다. 청송터미널이나 주왕산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된다. 주차장에서 저수지까지는 왕복 2km, 비교적 순탄한 길이다. 완만한 경사를 올라 제방에 도착하니 저수지 수면이 스케이트장 같이 얼었다. 최고 수령 150년에 달하는 왕버들이 두꺼운 얼음을 뚫고 솟은 듯 멋들어진 자태를 뽐낸다. 수면에 비친 모습보다 경이롭고 신비롭다.
얼음을 뚫고 나온 듯한 주산지 버드나무. 수면에 비친 모습과는 또 다른 신비를 자아낸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매끈 뜨끈한 온천에서 등산 피로 싹~
산행 후 청송읍내에 위치한 솔기온천을 들렀다. 뜨끈한 탕에 몸을 담그니 소나무 기운이 서린 온천수가 온몸으로 흡수되는 듯하다. 지하 710m 암반에서 끌어올린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 온천이다. 머리를 감을 때 샴푸가 씻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매끄럽다. 피부 미용뿐만 아니라 근육통과 알레르기성 질환에도 효능이 뛰어나다고 자랑한다. 솔기온천은 주왕산온천관광호텔을 함께 운영한다. 숙소가 많지 않은 청송에서 추천할 만한 곳이다.
청송읍내에 위치한 솔기온천 내부.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왕산온천관광호텔은 객실마다 솔기온천과 동일한 온천수를 공급한다. ⓒ박준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