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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온양 반도체 사업장 찾은 이재용 “흔들림 없이 투자하라”

중앙일보 박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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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온양 반도체 사업장 찾은 이재용 “흔들림 없이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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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인재 육성과 시설·연구개발(R&D) 투자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를 찾아 임직원과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천안캠퍼스에서 연구개발(R&D) 역량과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HBM(고대역폭 메모리)·WLP(웨이퍼 레벨 패키지)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펴봤다.

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한 간담회에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온양캠퍼스로 이동해 패키지 기술 개발 부서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이 회장에게 개발자로서 느끼는 자부심, 신기술 개발 목표, 애로사항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는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반도체 제품의 테스트와 패키징, 출하를 담당하는 사업장이다. 온양캠퍼스는 1991년 처음 설립됐다. 이후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수요가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 사업장으로 쓰이던 천안캠퍼스에서도 2018년부터 패키징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는 웨이퍼에 회로를 인쇄하는 전(前)공정과 개별 칩을 제품화(패키징)하고 성능・신뢰성을 테스트하는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그동안 팹리스(설계)나 파운드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했으나 최근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러 종류의 반도체 칩을 하나의 기판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는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5세대 통신(5G), 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갖춘 반도체 패키지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는 방대한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해 패키징 분야에서 삼성전자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은 ASE와 SPIL, PTI 등 대만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로 도약하려면 패키징 기술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사진 삼성전자



한편 이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방문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우 중국 업체의 추격이 거센 만큼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와 디스플레이 모두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확대할 수 있느냐를 가늠할 중대한 기술적 변곡점에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받는 중화권 업체들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로서는 한발 앞선 기술 개발이 유일한 대응책”이라며 “이 회장이 ‘앞선 기술’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육성을 염두에 둔 행보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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