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노견일기' 한 장면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람과 개의 시간은 다르다. 사람은 평균 80세까지는 살지만, 반려견의 수명은 아무리 길어도 20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그렇기에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언젠가 이별이 다가온다는 것을 안다.
웹툰 '노견일기'는 정우열 작가가 자신이 키우던 폭스테리어 풋코가 15살일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5년간 느낀 기쁨과 슬픔, 불안함 등을 담은 이야기다.
풋코가 강아지일 때부터 키워오던 작가는 오랜 기간 자신의 곁을 채워온 존재가 늙어가고 있다는 점을 시시각각 느낀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더는 천둥소리에 놀라지 않고 눈도 침침해져 백내장 수술을 고민해야 한다.
천방지축이던 예전과는 달리 어디를 가도 얌전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이고, 노견이 되면서 다른 개들에게 공격당하는 일도 늘었다.
작가는 동물병원 건강검진 때마다 결과가 나쁠까 싶어 마음을 졸이고, 반려견 물품을 살 때는 언제까지 이것을 쓸 수 있을까 생각을 반복한다.
물론 걱정만 하기보다는 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는 풋코와 시간에 충실하기 위해 더 노력한다.
생일파티를 성대하게 열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면 풋코가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준비해 연말 분위기를 내는 식이다.
웹툰 '노견일기' |
풋코는 한 해 한 해 급격히 노쇠해진다.
점점 걷지 못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나중에는 똑바로 서는 것도 힘들어해 밥을 먹을 때도, 배변할 때도 허리를 붙잡아줘야 한다.
앞이 보이지 않아 벽에 부딪히기 시작하고 집에서 피하수액을 맞춰야 기력을 찾기도 한다.
아예 걷지도 서지도 못하게 됐을 때 작가는 풋코를 안아 들고 산책하러 다니면서 평소 좋아하던 장소들의 냄새를 맡도록 하며 마지막을 준비한다.
5년에 걸쳐 풋코의 죽음과 빈자리를 상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 온 작가와 독자들이지만 이 작은 존재가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지켜보기는 쉽지 않다.
'노견일기'는 '펫로스 증후군'(반려동물 상실 증후군)뿐만 아니라 유기견과 임시 보호, 식당이나 카페에서의 반려견 동반 문제 등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를 두루 다뤘다.
댓글에 독자들이 남겨주는 다양한 노견의 사연과 사진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노견일기'는 네이버 포스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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