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결연식·오월어머니 합창 등 취소
손 잡은 5·18과 특전사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 지역사회 일부에서 반대 움직임이 일고 있는 5·18 단체의 특전사동지회 초청 행사에 차질이 생겼다.
용서와 화합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모자 결연식'과 오월어머니 합창 프로그램 등이 참여자들의 행사 참여 거부로 취소됐다.
16일 지역시민사회에 따르면 5·18 당시 최초 사망자였던 고(故) 김경철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가 오는 19일 5·18 단체가 추진하는 대국민 공동선언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임 여사는 행사에서 계엄군 출신 특전사동지회 고문과 모자 결연을 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사과와 진상규명을 위한 고백'이 선행돼야 한다는 내·외부 반발이 거센데다 자신이 속한 유족회도 불참하기로 하자 자신도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오월어머니 일부가 자신들의 회한이 담긴 창작곡을 합창하기로 한 계획도 전면 취소했다.
5·18 최후 항쟁을 유혈 진압한 특전사 대원들이 승전가처럼 부른 군가 '검은 베레모'를 이번 행사에서 부르기로 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이미 5·18 3단체(부상자회 공로자회 유족회) 중 하나인 유족회도 이번 행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는데, 초청 행사 프로그램들마저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화합'이라는 행사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됐다.
행사 자체를 취소하라는 지역사회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5·18 기동타격대 동지회는 이날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화해를 간청하는 행위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며 "대국민 선언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진솔한 사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특전사동지회가) 오월 영령에게 참배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특전사동지회는 80년 5월 자행한 민간인 살상 행위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진상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그것이 오월 영령과 광주시민, 국민 앞에 진정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오는 19일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하고 5·18 민주묘지 참배를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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