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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속도 못내는 선거제 개혁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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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전대·의원수 확대 등

‘블랙홀’ 이슈에 제자리걸음

헤럴드경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적용할 ‘게임 룰’을 정하는 선거제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내달 초 집권여당 전당대회라는 정치권 이벤트와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의원 수 확대’ 초대형 블랙홀 이슈 앞에 국회 논의 속도가 더뎌지는 모양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수차례 회의를 가지고 개편안을 압축했으나 핵심 논의는 한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개특위는 복수안 형태로 김진표 국회의장에 전달할 ‘결의안’ 제출 시점을 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정개특위는 전날부터 이틀간 정치관계법개선소위원회의를 열어 앞서 특위가 추려놓은 4가지 개편안에 대한 집중적 논의를 이어갔지만 이를 공식화하는 시점은 내달 중순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개특위 소속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고, 새로운 대표 체제에서 여당의 선거제 개편 방향이 다시 정립될 수 있다는 변수가 있다”며 “결의안 내는 시점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본지에 “여당 전당대회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등 각당 이슈가 산적해 있어 일단은 결의안 공개 시간표를 다소 늦추자는 것이 위원들 간 공유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개특위는 지난 5~6일 1박2일 워크숍에서 비례성·지역대표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소선거구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 ▷소선거구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전면적 비례대표제 선거제도 등 4건의 대안을 마련했다.

이 가운데 전날 정치관계법소위에서는 1·4번 안을 제외한 두 가지 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전면적 비례대표제는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판단이 확실하고,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지난 20대 총선 이전으로 퇴행하자는 것이기에 중점 논의에서는 제외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현행과 같이 선거구당 의원 한 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자는 소선거구·연동형 비례대표제 안과, 인구 과밀 지역인 수도권은 중대선거구제로 운용해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의원을 선출하고 지방에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면서 권역별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결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의안 발표가 늦어지면서 김진표 국회의장 제안으로 정개특위가 확정한 ‘전원위원회’ 개최 시계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의장은 2월 안으로 복수의 선거제 개편안을 제출해 달라고 특위에 요청했고, 3월 전원위 토론에 부친 뒤 법안 형태로 제출해 4월 중 선거제 개편을 완료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금기어’처럼 여겨져 온 의원 정수 확대 논의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동안 비례의원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비례 수를 늘리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학계와 정치권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300명 의원 정수를 고정한 채 비례의원 수만 늘린다면 현 선거구제 하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 이 역시 논의가 순탄치 않다.

정개특위 소속 한 위원은 “의원 수를 늘리자는 주장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라며 “의장이 앞서 정수 확대를 언급하면서 총대를 맸는데, 양당에서 이슈를 꺼내기 쉽지 않아 의장의 지속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전원위원회가 열리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의원 정수 확대를 주장하는 법안도 제출된 상태지만 양당이 모두 누가 먼저 이 이슈를 꺼내는가에 따라 상대편을 공격하는 ‘총선 전략’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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