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동남아서 미국과 영향력 확대 경쟁"
베이징 인민대회당서 나란히 걷는 중국·필리핀 정상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푸젠성에 2035년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와의 경제·무역을 촉진할 시범 구역을 만든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13일 이러한 '혁신 경제와 무역 발전을 위한 시범 구역'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푸젠성 푸저우시에 들어설 인도네시아 구역은 협력 분야로서 어업, 식품 산업,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또 푸젠성 장저우시에 구축될 필리핀 구역은 석유화학 산업, 농업, 가금류 가공, 혁신과 디지털 무역을 우선시한다.
상무부는 "이들 구역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경제와 무역을 위한 다리와 결속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중 가장 인구가 많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와의 경제 시범 구역 설립안은 지난달 승인됐으나,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번 주에 구체적인 내용이 공표됐다고 SCMP는 전했다.
두 경제 구역은 2021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 공약의 일환이다.
시 주석은 당시 중국과 아세안의 수교 30주년을 맞아 "무역과 투자 자유화, 원활화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는 14일 정책 해설에서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깊이 통합된 산업망·공급망·가치망의 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경제와 무역 협력, 교류를 위한 새로운 높은 고지를 구축하기 위해 상호 보완적인 경제·무역 협력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의 무역 압력을 상쇄하고자 수출 다변화를 꾀하면서 아세안은 2020년 이래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가 됐다.
양측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회원국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은 남중국해의 대부분에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여러 아세안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함정이 필리핀 선박을 향해 레이저를 쏘는 일이 벌어져 필리핀 정부가 중국에 공식 항의했다.
필리핀은 또한 같은 미국 동맹인 일본과의 경제·안보 관계 강화에도 나선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은 벌이지 않고 있지만, 남중국해 남쪽의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 어업권을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여왔다.
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영향력 확대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해당 시범 경제 구역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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