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룰린전 1라운드 네이키드 초크로 승리…UFC 6승 2패
"일주일에 3∼4일 축구 해…별명은 브라질 호나우두"
UFC 박준용 '내 별명은 호나우두' |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두 번 연속 UFC 무대에서 서브미션으로 승리를 따낸 '아이언 터틀' 박준용(32)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파이터라고 해도 손색없다.
UFC 진출 이후 통산 성적은 6승 2패에 최근 3연승으로 한창 상승세를 탔다.
지난 5일(한국시간) UFC 미들급 경기에서 데니스 툴룰린(34·러시아)을 1라운드 4분 5초 만에 네이키드 초크로 잠재운 박준용은 14일 국내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1라운드에 경기를 끝낼 생각은 없었다. 장기전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레슬링은 잘하지만, 주짓수는 떨어지는 선수"라고 툴룰린을 평가한 그는 "그렇게 경기를 준비했고, 내 생각대로 경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승리 후 2018년 은퇴한 마이클 비스핑(44·영국)과 링 인터뷰에서 다음번 싸우고 싶은 상대로 비스핑을 지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박준용은 "원래 장난을 좋아해서 생각 없이 말한 거다. 마침 눈앞에 비스핑이 있어서 말한 것뿐"이라고 했다.
박준용은 여러 차례 "한국인 UFC 최다승 선수가 목표다. 이를 위해 더 자주 싸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UFC 미들급 강자로 주목받는 자리까지 올라간 그는 랭킹(15위) 진입을 기대할 만하다.
박준용은 "데이나 화이트 사장에게 (랭커와) 붙게 해달라고 할 수도 없다"면서도 "15위 선수와 (다음 대전) 이야기는 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붙여줘야 붙는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 중 미소를 보이는 박준용 |
현재 UFC 미들급 15위는 대런 틸(31)이다.
공교롭게도 박준용이 농담 삼아 다음 상대로 지목한 비스핑과 같은 영국 국적이다.
UFC 데뷔 후 연승을 달리며 한때 웰터급에서 타이틀 매치까지 치렀던 틸은 감량의 어려움 때문에 2019년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 고전을 면치 못한다.
UFC 웰터급에서는 5승 2패 1무를 남겼고, 라이트급에서는 1승 3패다.
박준용은 "UFC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항상 낭떠러지 끝에 있는 기분"이라며 "랭킹은 생각해본 적 없고, 경기 뛰는 것 자체가 좋을 뿐"이라고 했다.
격투기 선수에게 패배만큼 두려운 건 없다.
'승리보다 패배하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는 야구 격언이 있다지만, 박준용은 적어도 격투기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행복해지려면 이겨야 한다. 패배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는데, 한 번 지고 나면 한 달이 날아간다. 그러지 않으려고 이기려 한다"고 했다.
이어 "졌을 때는 '이 악물고 해야 할 거 같다'는 동기부여만 될 뿐이다. 대신 이겼을 때는 심적인 여유나 경기를 바라보는 시야 등 좀 더 배우는 게 많다"고 강조했다.
박준용의 경기 |
박준용은 옥타곤을 떠나면 축구와 먹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30대 초반 청년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밝아진 박준용은 일주일에 3일에서 4일은 공을 찬다며 "체격에 비해 빨라서 별명이 호나우두다. 예전에는 (브라질 공격수) 아드리아누였는데, 제가 워낙 (호나우두를 좋아해서) 바뀌었다"며 웃었다.
K3리그 팀부터 K5리그 팀들과 축구를 한다는 그는 포지션이 공격수다.
"같이 부딪혀도 현역 선수 출신인 형들이 다치더라"며 "잘 들어갈 때는 거의 호나우두에 가깝다"라고도 했다.
지난해 10월 조지프 홈스에 승리했을 때 단골 순댓국 가게에서 수십만 원치를 샀다는 박준용은 이번엔 150만 원이나 썼다고 했다.
대신 한 달 식비는 100만원 이내다.
박준용은 "제가 요리를 좋아해서 장 봐서 직접 요리한다"며 "몸을 만들 것도 아니고 닭가슴살만 먹는 건 결코 아니다. (돼지) 앞다릿살이 제일 맛있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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