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울·경 합동연설회
金측 '사물놀이'에 安측 '난타공연' 맞불
비표 놓고 소동…"편파적으로 나눠줘"
14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부·울·경(PK)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이름을 목청껏 연호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선거 초부터 후보들 간 과열 양상을 띠었는데 지지자들 간 신경전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장내는 합동연설회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당원들과 참관인, 선관위원 등이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안철수, 아내 김미경 입당 사실 밝히며 “당에 완전히 뿌리내려”
국민의힘은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제3차 전당대회 부·울·경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행사장 1층 입구에서부터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성공 유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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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울산에서 광역자치단체장과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기현 후보는 지지자 수백 명이 집결해 이곳이 자신의 ‘텃밭’임을 부각했다. 특히 사물놀이패 차림으로 꽹과리와 장구, 호루라기 등 각종 응원 도구를 동원하며 세를 과시했다.
김 후보는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에서 낙마한 조경태 의원과 연대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당은 소수당이기 때문에 개인플레이가 아닌 팀플레이를 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에게 7차례 고소·고발당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저는 최일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맞짱뜨며 대선을 승리로 일궈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도 행사장 곳곳에 ‘과거 NO 미래 OK 안철수’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내걸며 응원전에 나섰다. 김 후보 지지자들이 사물놀이로 흥을 돋웠다면 안 후보 지지자들은 난타 공연으로 맞불을 놨다.
안 후보는 자신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국민의힘 당적을 가진 사실을 언급하며 “저와 제 가족은 국민의힘에 완전히 뿌리 내렸다. 저는 국민의힘에서 뼈를 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인지도와 수도권·중도층 확장성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와 당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들이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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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당대표 시절 투쟁 나열하며 지지 호소
또 다른 측에서는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정통 보수정당 재건’, ‘자유민주 정권창출’ 등이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응원했다. 70대의 한 남성 당원은 “4·15 총선 부정선거에 관심을 보인 유일한 후보”라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황 후보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당대표 시절 대여투쟁에 나선 사실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는 “생명을 건 단식을 해봤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삭발을 해봤나. 선당후사를 위해 험지 출마를 해봤나. 저는 해봤다”고 말해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친이준석계 천하람 후보 지지자들은 유세차를 활용했다. 세 과시를 위한 인위적인 동원은 자제한다는 게 천 후보 측 입장이다.
천 후보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공신록이 실제와 다르게 쓰였다면서 “지금 보수가 처한 위기의 핵심이 이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충신과 역신이 뒤집히고 공을 세운 자가 하루아침에 비난의 대상이 되는 상황 속에서 보수를 위해 앞으로 나가 싸운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며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공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합동연설회 시작 전에는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는 ‘비표’ 문제를 놓고 소동이 일기도 했다. 이준석계 인사는 “일반 책임당원은 비표를 받아야 행사장 입장이 가능한데, 부산 당협으로부터 사전 연락이나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비표를 편파적으로 나눠준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문제로 이준석 전 대표가 합동연설회 행사장에 직접 올라와 담당자에게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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