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후 대구서 ‘노동자 사망’ 관련 두번째 원청 대표이사 기소

대구지검 전경. 백경열 기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대구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회사의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지는 사례가 또 나왔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건을 수사해 원청업체와 이 업체의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재해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하청업체와 이곳의 대표이사, 동료 노동자 등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함께 재판에 넘겼다.

노동자 A씨(50대)는 지난해 2월9일 원청업체에서 일하다 압축성형기에서 튕겨 나온 플라스틱 공구(일명 ‘지그’)에 머리를 부딪히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해 3월10일 숨졌다.

검찰은 원청업체의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마련하지 않아 작업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안전보건 전담조직이 없었고, 법정 인원 수 이상의 안전관리자 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하청업체 대표이사 등의 경우, 숨진 노동자를 다치게 한 공구를 압축성형기 내부에 금속링을 장착하기 위해 두드리는 망치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러한 노동방식이 현장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봤다.

보관장소 마련이나 방호장치 설치 등 안전조치가 미흡했고, 업무상 주의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재판에 넘겨진 노동자는 작업 도구를 안전한 곳에 두지 않아 동료가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의 사망 당일 노동당국과 현장을 찾아 압축성형기의 작동 과정과 부상을 입힌 도구의 본래 용도, 작업 관행 등을 확인했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해 10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원청회사의 대표이사를 재판에 넘겼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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