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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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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도 못 막은 CATL·포드 동맹…K-배터리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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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이 완성차 업체 포드와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CATL이 미국에 제조 공장을 두는 건 처음으로, 미국 바이든 정부의 강력한 대중 견제 속 미국 완성차 회사와 중국 배터리 업체 간 협력이 이뤄져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배제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던 국내 배터리 업계에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포드는 13일(현지시간) CATL과 협력해 미시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투자금 35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포드가 전액 부담하고, CATL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2026년 가동이 목표며 연간 40만대 분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포드는 설명했다.

포드가 합작 공장 지분 100%를 소유하지만 CATL이 자사 기술을 제공, 미국에서 배터리를 만드는 건 처음이다. CATL은 아시아와 유럽에 13개 공장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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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책임자(CEO)가 CATL과 협력해 미시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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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합작은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포드와 배터리 공급 확대를 노린 CATL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LFP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니켈·코발트·망간계(NCM) 배터리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합작의 목표는 전기차 생산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LFP는 가장 저렴한 배터리 기술”이라고 말했다.

관심은 포드와 CATL의 이번 합작이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견제에도 이뤄졌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자국 내 생산과 배터리 광물 및 부품요건을 충족한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했다. 이는 전기차 산업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포드와 CATL은 이를 우회 시도했다. 소유와 운영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협력하면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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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본사. <사진=CAT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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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CATL은 중국 내 1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 큰 기업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37%를 점유해 2위 LG에너지솔루션(13.6%)을 크게 앞섰다. 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 시장에서도 22.3%를 차지, 1위 LG에너지솔루션(29.7%)을 바짝 추격했다. CATL이 포드를 발판 삼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는 미국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여기에 IRA의 우회로가 생기는 셈이어서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촉진할 수 있다. CATL뿐만 아니라 BYD, CALB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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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과 포드의 합작이 성사되면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에 따른 중국 배제로 반사이익을 기대했다. 파나소닉 등 경쟁사들이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갖췄기 때문이다. 그러나 배터리를 더 싸게 구매하려는 미국 완성차 회사와 중국 배터리 업체 간 협력 시도에 새로운 대응 전략을 짜야 할 상황을 맞게 됐다.

포드와 CATL의 합작에 대한 미 정부의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정찰풍선으로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미중 사이를 포드와 CATL이 돌파할지 주목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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