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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금리 인상에 시중 통화량 9개월만에 감소…'역머니무브'는 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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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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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오만원권 전지은행권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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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영향 등으로 시중 통화량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역(逆)머니무브' 현상도 끝을 향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2년 12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의통화량(M2) 평균 잔액은 3779조원으로 전월 대비 6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감소전환했다.

M2는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현금을 비롯해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머니마켓펀드),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M2 감소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정기 예적금은 늘었지만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과 금전신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금리인상 영향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17조3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1월(-19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감소액이 컸다. 금전신탁 역시 14조5000억원 감소했다. 역대 최대폭 감소다. 기업자금 비중이 큰 금전신탁은 금리인상에 따른 수익률 하락과 연말 기업 자금 수요 탓에 크게 줄었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연말부터 시장금리 상승세가 주춤하자 투자자금이 은행 등 안전자산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은 끝을 향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정기 예·적금은 전월보다 31조6000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58조4000억원)의 절반 가량으로 증가세가 둔화한 것이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은 자산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액은 51조4000억원 급증했다. 대표적 단기 금융상품인 MMF에 39조원이 유입됐다. 여기에 주식형펀드(4조1000억원), 채권형펀드(2조원), 기타펀드(6조9000억원) 설정액도 늘었다.

시중자금 흐름이 은행에서 투자로 방향을 튼 건 은행 금리가 매력적이지 못해서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연 5% 가까이 치솟았던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기준금리(3.5%)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35~3.62%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가 최근 급격히 떨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정점이 머지 않았다는 심리 등으로 여유자금을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돌리기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제주체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11조1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은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18조9000억원 감소했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전월대비 28조9000억원(2.7%) 줄어든 1231조4000억원으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결제성 예금이 줄어든 영향이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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